얼핏 현 시국과 관련된 발언처럼 들리지만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신간 제목이다. <우리의 병은 오래전에 시작되었다>(자음과모음, 2016). 바우디가 겨냥한 것은 2015년 11월 13일의 파리 테러'다. '11월 13일 참극에 대한 고찰'이란 부제가 뜻하는 바다. 바디우는 테러가 발생한 지 열흘 뒤인 그해 11월 23일에 오베르빌리 시립극장에서 특별강연을 하는데, 그 강연문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 팸플릿에 가깝다. 


"바디우의 강연은 2015년 11월 13일에 대한 언급으로부터 시작한다. 11월 13일이라는 참극의 상징을 해부하는 바디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도외시했던 고전적인 문제들에 대한 재검토가 왜 요청되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결국 바디우가 강연 전체를 통해 밝히는 파리 테러의 근본적 원인, 즉 우리가 세계의 모순 속에서 고통받는 이유는 '자본주의의 내재성에서 분리될 수 있는, 전 세계적 차원의 정치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영역본도 지난 9월에 출간되었기에 주문해서 오늘받았다. 지난봄에 나온 지젝의 <새로운 계급투쟁>(자음과모음, 2016)과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싶다. 



사실 바디우와 지젝은 책은 긴급한 이슈를 다룬 팸플릿을 제쳐놓더라도 읽은 게 많고 또 밀렸다. 올해 나온 책 가운데서는 피터 홀워드의 <알랭 바디우>(길, 2016), 지젝과 살레츨이 엮은 <성화>(인간사랑, 2016), 지젝의 <분명 여기에 뼈 하나가 있다>(인간사랑, 2016) 등을 바로 꼽을 수 있다. 현재 여건으로는 시간을 빼내기가 상당히 어렵지만 자주 상기하다면 언젠가는 손에 들 날이 오기도 할 것이다. 오래전에 시작된 병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 두 열정적인 철학자의 탁견에 귀 기울여 보고자 한다...


16.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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