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앤솔로지 제목이다. '아시아 베스트 컬렉션'으로 나온 <물결의 비밀>(아시아, 2016)은 계간 <아시아>에 10년간 발표된 작품 가운데 12편을 모은 선집이다. '아시아문학선'의 15번째 책이기도 한데, 이 시리즈는 중국문학도 포함하고 있지만 타이완과 베트남, 인도, 아랍 지역의 문학까지 포괄하고 있다.



작품의 성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작가/작품이 대다수다. 세계문학 강의를 계속 진행해오고 있는데, 어느 정도 가늠이 되면 이 '아시아 문학선'에서도 문제적인 작품들을 골라 강의에서 다루고 싶다(2-3년쯤 후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시아문학선'은 <물결의 비밀>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13권이 출간돼 있는데(14권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 가운데 인도 뭄바이 출신의 작가 로힌턴 미스트리의 작품이 세 편이다. 지금은 캐나다에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인도 출신의 살만 루슈디 작품을 오늘도 강의에서 다룬 터라 미스트리의 작품에도 관심이 간다(루슈디는 '세계문학'이고 미스트리는 '아시아문학'인 것인가? 연배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루슈디가 1947년생, 미스트리가 1952년생이다). 데뷔작 <그토록 먼 여행>부터 <적절한 균형>, <가족 문제>까지 가족 삼부작이 모두 번역돼 있다.



또 다른 앤솔로지는 현역 영미 작가들의 단편집이다. 23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편집은 제이디 스미스가 맡았다.
"우리 시대 대표적인 영미 작가 23인이 한데 모여 획기적인 단편집 프로젝트를 벌였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조너선 사프란 포어,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데이비드 미첼, 영국 최고의 이야기꾼 닉 혼비,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의 감독이자 전방위 예술가인 미란다 줄라이, <브루클린>의 콜럼 토빈 등이 개성 넘치는 단편을 썼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만화가 대니얼 클로즈와 크리스 웨어가 그래픽 노블을 선보였고, 데뷔작 <하얀 이빨>로 전 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 제이디 스미스가 편집자로 나섰다."
엄밀한 구획은 아니지만 여하튼 지역적으로 '아시아문학'과 '영미문학'의 현단계를 보여주는 단편집들로 읽어봐도 좋겠다. 제이디 스미스의 <하얀 이빨>은 명성이 자자해서 구입은 해놓았는데, 언제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살만 루슈디는 이렇게 평했다. "놀랍도록 보증할 만한 데뷔작이다. 재미있고 진지하며 표현에는 진정한 작가적 특색이 담겨 있다. 나는 너무나 즐겁게 <하얀 이빨>을 읽었고 여러 번 감동받았다. 이 소설에는 통렬함이 있다." 제이디 스미스는 '새로운 살만 루슈디'로도 불린다는데, 어떤 근거에서일까 궁금하다...
16. 07.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