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방학과 여름휴가들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대개 그렇다는 것이고, 나는 아무런 휴가계획도 갖고 있지 않지만) 눈에 띈 책은 울리히 슈나벨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가나출판사, 2016)이다. 눈에 띄었으니 '발견'이라고 해야겠다. 저자는 초면이 아니고, 책도 알고 보니 제목을 바꾸어 다시 펴낸 것이다. 처음 제목은 <휴식>(걷는나무, 2011)이었다. 곧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란 휴식을 푼 말이다('멍때리는 시간의 힘'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밖에 저자의 책으론 <종교는 왜 멸망하지 않는가>(열린세상, 2013)가 더 나와 있다.
부제는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가 밝혀낸 휴식의 놀라운 효과'. 주간지 '디 차이트'의 학술부문 편집자로 일하고 있어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소개되는 모양이다. 내용은 어렵지 않게 가늠해볼 수 있다.
"독일에서 여러 차례 언론상을 수상하며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울리히 슈나벨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을 통해 사회 전반을 물들이고 있는 시간 부족의 원인을 여러 연구 결과와 전문가들의 인터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분석한다. 그리고 ‘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이 두려워 쉼 없이 달리다 ‘번 아웃’ 상태에 빠지곤 하는 현대인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주 잠시라도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임을 차분히 설명한다."
찾아보니 원저는 2010년에 나왔다. 국내에 곧바로 소개됐지만 당시엔 별로 재미를 못 보았던 듯. 제목과 표지갈이를 한 뒤에(그밖에 손을 더 보았는지는 모르겠고) 새로운 독자들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면 독서도 접어두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독서는 예외일까...
16. 07.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