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류학자 두 사람을 다룬 전기(듀오그라피)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현암사, 2016)를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걸출한 인류학자로서 두 사람의 이름이나 대표작을 들어본 독자도 있을 테고, 더 나아가 두 사람이 동성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런 독자들이 일차적으로 관심을 가질 법한 책이지만, 최근 고조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도 읽어봄직하다. 부제는 '위대한 두 여성 인류학자의 사랑과 학문'.  

 

 

두 사람의 전기는 별도로 나온 적이 있다. 그런데, 둘다 미드의 책이다. 그 자신의 자서전 <마거릿 미드 자서전>(범우사, 1999)과 베네딕트에 대한 전기 <루스 베네딕트>(연암서가, 2008). 제3자가 쓴 평전으로서 이번에 나온 책과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20세기 초, 남성중심적이었던 문화인류학 분야에서 여성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한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 두 사람의 삶과 이론을 밝혀내어 문화적 담론으로서 조명한다. 저자 로이스 배너가 이 책의 주된 목표로 꼽는 것은 ‘젠더의 지리학’이 두 사람의 삶에 미친 영향을 기술하는 것이다. 젠더의 지리학이란 두 사람이 정치적, 사회적, 직업적, 가족적, 개인적 인생의 과정에서 헤쳐나간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복잡한 지형을 뜻한다. 저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두 사람의 서신과 서류철을 총망라한 최초의 평전을 엮어냈고, 최근 수십 년간 출간된 레즈비언 역사와 퀴어 이론서도 폭넓게 활용했다. 두 사람의 흥미진진하고 다면적인 인생 그리고 연구 업적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두 사람이 여성 학자로서 받은 불평등한 대우를 결국 어떻게 이겨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간다."

제목에는 미드가 베네딕트보다 앞세워져 있어서 연배가 위인 걸로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제자다. 사제지간이자 동료였고 또 연인이기도 했던 것. 루스 베네딕트가 1887년생이고(1948년 몰), 마거릿 미드는 1901년생이다(1978년 몰).  

 

 

루스 베네딕트의 대표작은 여러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는 <국화와 칼>이고, 자신의 문화인류학적 입장을 보여주는 책으로 <문화의 패턴>이 있다. 그밖에 <일본인의 행동패턴> 같은 책이 국내에 소개된 상태다.

 

 

그리고 '인류학의 어머니'로도 호명되는 미드의 책으론 <세부족 사회에서의 성과 기질>과 <사모아의 청소년> 등이 대표 저작으로 번역돼 있다.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를 읽고서 두 사람의 학문 세계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면 연이어 읽어볼 만하다...

 

16. 0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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