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는 교양심리학이나 육아 쪽으로 돼 있지만 제목에 기대서 '이주의 과학서'를 한권 더 고른다. 폴 레이번의 <아빠 노릇의 과학>(현암사, 2016)다. 부제가 '아이에게 아버지가 필요한 과학적.심리학적.진화론적 이유'이니까 '남자는 어떻게 아버지가 되는가'란 제목이어도 무방했겠다. 저자는 미국의 과학저널리스트이고,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다섯 아이를 키우는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폴 레이번은 아버지의 영향력을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고, 모든 남성은 부성 본능을 타고 태어나며, 아빠는 엄마와 꼭 같은 크기로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이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남성에게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 아버지와 아이 관계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버지와 아이 사이를 상세히 설명한다. 수정 이전부터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빠와 아이의 삶을 함께 탐구해나간다."
그냥 다섯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다. 첫 결혼을 해서 세 아이(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두었고, 이들이 장성한 이후 재혼하여 다시 두 아들을 두었다. 그러니까 '아빠 노릇'을 두번 해보게 된 셈. 요즘 같은 시기에 다섯 아이를 둔 것도 예외적이지만, 그렇듯 시차를 두고 반복해서 '아빠 되기'를 경험한다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해야겠다. 그런 경험에다 과학 저널리스트로서의 식견이 더해져서 꽤 쏠쏠한 가이드북을 펴냈다. 내심 아빠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잘 안다는 이들도(그렇게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필히 참고해볼 만한 책이다(내가 진작에 읽었더라면 좀더 나은 아빠가 됐을까?). 결혼과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에게도 필독서. <콰이어트>의 저자 수전 케인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적었다.
"자녀의 행복에 관심 있는 사람의 필독서인 이 책은 아버지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한 아버지를 위한 찬가이다. 기품 있고 명쾌한 글쓰기를 통해 저자는 아버지에 관한 통념을 바꾸어 아버지를 어머니 바로 옆에 당당하게 자리하게 만든다."
저자의 최신작은 <게임 이론가의 육아 가이드>(공저)인데(<게임 이론에서 배우는 부모 노릇>으로 옮기는 게 나을까?) 이 또한 소개되면 좋겠다...
16. 0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