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는 기후에 관한 책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나 혼자 뜻밖인가?) 감수성의 역사를 다룬 흥미로운 책이다. 프랑스 역사가 알랭 코르뱅 등이 쓴 <날씨의 맛>(책세상, 2016).  

 

"감각과 감수성을 연구해온 프랑스의 역사학자 알랭 코르뱅을 필두로 지리학.기상학.사회학.문학 등의 전문가 열 명이 비, 햇빛, 바람, 눈, 안개, 뇌우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의 발자취를 뒤따랐다. 인간이 오감으로 느끼는 자연 현상으로, 우울함, 충만함, 기쁨, 공포, 불안 등 갖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날씨와 관련된 감각과 감정의 변천사라 할 만하다."

특히 어제오늘처럼 흐린 날에는 더욱 읽을 맛이 나는 책이다. 더불어 알랭 코르뱅의 다른 책에도 관심이 생겨서 영어로 번역된 그의 책들에 욕심도 부려보았다(장바구니에 꽤 여러 권 넣어두었지만 좀 비싸서 지르진 못하고 있다). 코르뱅은 "특히 19, 20세기 프랑스 사회문화사에 정통한 그는 몸, 냄새, 소리, 시간과 공간 인식, 매매춘을 다룬 저작들로 이름을 널리 날렸다"고 소개되는 학자다.

 

 

영어로는 <고용된 여자>나 <바다의 유혹>, <남성다움의 역사> 등이 번역돼 있는데, 몇몇은 우리말로도 번역되면 좋겠다. 일단은 나와 있는 번역본 가운데 <시간 욕망 그리고 공포>(동문선, 2002)를 구입했다(구입한 듯도 싶은데 구매 목록에 없어서 놀랐다). 요즘 19세기 프랑스문학을 강의하고 있어서 맞춤한 읽을거리다. 흐린 날에는 이런 책들과 함께...

 

16. 0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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