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저녁에 '이주의 책'을 고른다. 여러 모로 부진한 컨디션에다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이 3연패하는 바람에 더 가라앉은 주말이었는데, 오늘 오후 대국에서는 드디어 첫승을 거두었고 그 바람에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사실 알파고가 창의적인 신수를 두면서 최강의 기사를 넉다운 시킨 일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인공지능이 창발성의 영역으로 성큼 들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인지도 모른다). 대회의 승리는 이미 알파고에게 넘어갔지만 알파고도 완벽한 것은 아니라는('인간적'인가?)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주의 책'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여 크리스 그레이의 <사이보그 시티즌>(김영사, 2016)을 타이틀북으로 고른다.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질문으로 던지는 책.
두번째 책은 테드 강연집 시리즈로 나온 해나 프라이의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문학동네, 2016)이다. 젊은 여성 수학자의 사랑론이라는 게 특징. "영국의 젊은 여성 수학자 해나 프라이는 사랑과 가장 동떨어져 보이는 수학이라는 필터를 통해 현대 사랑의 풍속도를 조목조목 들여다본다."
세번째 책은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 이후>(도서출판, 2016). <헤겔>(도서출판b, 2012)에 이어지는 것으로 제목과 부제 '독일 철학 1840-1900'이 말해주듯, 헤겔 이후의 독일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소개다.
그리고 네번째 책은 하이데거의 세미나와 대담을 엮은 <졸리콘 세미나>(롤링스톤, 2016)이다. 신생 출판사의 첫 책이자, 처음 들어보는 책이다. "마르틴 하이데거가 이끈 세미나 기록들이 첫 번째 부분을 이루며, 두 번째 부분은 하이데거와 보스 사이의 대화를 속기로 기록한 것이다. 또 세 번째 부분은 1947년 이래 마르틴 하이데거가 메다드 보스에게 썼던 250통이 넘는 편지들 중에서 발췌한 것을 모았다."
이번주는 마무리도 철학서다. 마지막 책은 자크 데리다의 <신앙과 지식/ 세기와 용서>(아카넷, 2016). " 데리다 후기 철학의 주요 주제를 다루는 두 개의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신앙과 지식'은 1994년 2월 28일 이탈리아 카프리 섬에서 종교에 관해 행한 발표문이고, '세기와 용서'는 미셸 비비오르카와 용서를 주제로 나눈 대화문으로 1999년 12월 <르몽드 데 데바> 9호에 실린 글이다." <신앙과 지식>은 영어판 엔솔로지 <종교의 행위>에 포함돼 있는데, 언제 맘먹고 읽어봐야겠다...
|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
해나 프라이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13,800원 → 13,110원(5%할인) / 마일리지 550원(4%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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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겔 이후- 독일 철학 1840-1900
프레더릭 바이저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6년 3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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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리콘 세미나
마르틴 하이데거.메다드 보스 지음, 이강희 옮김 / 롤링스톤 / 2016년 3월
26,000원 → 23,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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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과 지식 / 세기와 용서
자크 데리다 지음, 신정아.최용호 옮김 / 아카넷 / 2016년 3월
15,000원 → 14,250원(5%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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