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남미 작가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의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문학동네, 2016)을 고른다. 1973년 콜롬비아 태생 작가의 2011년작. 콜롬비아 작가라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직계다. "빅토르 위고와 E. M. 포스터, 존 허시 등의 책을 스페인어로 옮긴 번역가이자 기자이기도 한 그는 사회, 역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긴 작품들을 흡인력 있게 그려내어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소개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은 마약과 폭력, 광기와 야만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현대사와 그러한 공포의 시대를 살아낸 개인의 운명을 절묘하게 교차시켜 직조한 작품으로, 의문에 휩싸인 한 남자의 죽음과 그의 과거를 되짚어가는 과정을 통해 콜롬비아 암흑기의 잔상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평판이 아니더라도,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우리도 이런 소설을 '실감'나게 읽을 수 있는 '추락'을 겪고 있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운명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 작품'(뉴욕타임스)을 비껴가기는 어렵다...
16. 03. 04.
P.S. 추락에 대한 실감을 우리도 겪고 있지 않느냐고 적었는데, 그 실례가 필요하다면 강인규의 <대한민국 몰락사>(오마이북, 2016)를 손에 들 수 있다. 저자의 세번째 책으로 '지옥실험의 기록 2008-2018'이 부제다.
"손쉬운 해고, 공공서비스의 영리화, 추악한 공권력, 치솟은 자살률, 곤두박질친 출산율, 바닥을 기는 행복지수는 '사람'보다 '이윤'과 '경쟁'을 앞세운 한국 사회의 야만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키워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집권 기간을 '대한민국 몰락사'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의 기간을 잡고, 지나간 8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2년을 반드시 '지옥탈출 모색기'로 삼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