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지역 여행이라면 여행 순위에서 많이 밀려나 있지만 책으로 하는 여행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최근에는 터키에 관한 책들도 구입한 이유인데(오르한 파묵의 영향이다) 톰 매킨토시-스미스의 <아랍,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봄날의책, 2016)도 같은 이유에서 관심을 갖게 된다. 처음 소개되는 저자이기에 '이주의 발견'이기도 하고. 부제가 '이븐 바투타와 함께한 이슬람 여행'이다.

 

 

"70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독실한 무슬림 여행가와 얼치기 성공회 여행가가 엮어가는 한 편의 로드무비. 14세기의 모로코인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에 매료된 저자는 그 여행길을 좇아간다." 매킨토시-스미스가 따라간 이븐 바투타의 여행길을 따라가자면, 우리도 <이븐 바투타 여행기>(창비, 2001)을 지참하고 따라가야 할 듯싶다. 나로선 오래 전에 구입해놓은 이 책부터 찾는 일이 문제지만.

 

 

소개에 따르면 저자 "팀 매킨토시-스미스의 첫 책인 <예멘: 모든 것이 기록된 땅>은 1998년에 토마스 쿡 상과 데일리 텔레그라프 여행서적 상을 수상했고 지금은 아라비아를 이야기하는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이븐 바투타의 모험에 관해 쓴 삼부작은 한 권 한 권이 모두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았으며 이븐 바투타를 찾는 그의 여정은 BBC 텔레비전의 연작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전세계의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한다. '이븐 바투타 따라하기' 붐을 가져온 것인가. 여하튼 이번 책이 반응을 얻으면 삼부작의 나머지 책들도 소개되지 않을까 싶다(그러길 바란다).

 

 

<이븐 바투타 여행기>는 그 자체로 방대해 따로 '가이드'가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이슬람 학자 데이비드 웨인스의 <이븐 바투타의 오디세이>(산처럼, 2011)가 그에 해당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이븐 바투타가 <여행기>에 남긴 기나긴 여정을 따라가면서 단순히 연대 순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음식, 접대, 성(性), 기적의 경험, 의복, 수피즘 등 다양한 소재를 주제별로 짜임새 있게 묶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븐 바투타의 여행에 뒤따른 흥미로운 일화들에 저자의 친절한 서술을 더하면서 여행자가 경험한 당시 중세 세계를 흥미롭게 다가가도록 하고, 중세 시대의 종교.정치.사회.문화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더불어 언급할 만한 책은 얼마전에 나온 알리 바드르의 <한밤의 지도>(실천문학사, 2015)다. '한 이라크 망명 작가의 지중해 문명기행'이 부제인데, 이란, 터키, 알제리, 그리스를 여행하고 쓴 이 여행산문집으로 다름 아닌 이븐 바투타 상을 받았다 한다. 이라크인 저자의 책이 또 소개된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희귀해 보이기에, 특별히 관심을 둘 만하다. '한밤의 지도'를 펴놓고 책으로 하는 여행이라면, 우리는 바그다드를 거쳐서 그리스로 향한다...

 

16. 0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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