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세분하면 인문학자, 생태학자, 미학자, 3인이다. 먼저 김우창 선생. 김우창 전집이 무려 19권짜리로 구성돼 내년까지 완간된다고 하는데, 이번주에 일차분 7권이 출간되었다. 지난 2006년에 5권짜리 전집이 나온 바 있는데, 10년만에 대폭 증보되었다. 비평과 시론적인 글들 외 학술논문들까지 포함되는 게 아닌가 싶다. 5권짜리 전집을 갖고 있는 처지에서는 일차분 가운데서 6-7권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젊은 독자들은 1권부터 관심을 가질 만하다(요즘 인문학 전공학생들은 김우창이 누군지도 모른다는 '설'이 있긴 하지만).

 

 

 

 

'전집'이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두 종의 선집을 선택해도 좋겠다. <김우창 평론선집>(지만지, 2015)와 <체념의 조형>(나남, 2013)이 그에 해당한다. 그나저나 '현대문학과 사회에 관한 에세이'를 묶은 6, 7권만으로도 1500쪽이 넘는 분량이로군...

 

 

'환경운동을 하는 생물학자'로 현재 인천 도시생태환경 연구소 박병상 연구소장의 책도 새로 나왔다. <동물 인문학>(이상북스, 2015). '인간과 더불어 사는 생명체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 부제. "생태의 관점에서 여러 동물들을 살펴보면서, 인간에게 성찰의 메시지를 던지는 책.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제대로 순환해야 건강하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생태계의 순환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사례들을 12개 항목으로 나누어 해안, 갯벌, 논, 과수원, 골프장, 4대강, 도시 주거지 등 모든 지역에 걸쳐 많은 동물들이 우리 조상과 어떤 평화 관계를 맺고 살아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육식의 문제, '인간 세계에 들어온 동물들의 삶'을 다룬 <탐욕의 울타리>(이상북스, 2014)의 후속작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일본 도쿄대 교수 오타베 다네히사의 '근대미학 3부작'이 <상징의 미학>(돌베개, 2015)으로 완간되었다. <예술의 역설>(돌베개, 2011)과 <예술의 조건>(돌베개, 2012)에 뒤이은 것으로 바움가르텐에서 헤겔에 이르는 독일 미학사상에서 상징의 문제를 다룬다.  

근대 미학 삼부작 마지막 책. 상징 개념의 변용 양상을 분석하여 근대 미학의 형성 원리를 탐사한다. 1735년부터 1835년까지 독일 철학계에서 미학이 생성하고 전개하는 양상을 상징 개념의 이해와 그 변용 과정을 통해 접근한다. 상징은 미와 예술을 구성하는 기호 또는 상을 가리키는데, 이 개념 이해의 변천이 곧 근대 미학의 형성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학술교양서 범주에 속하는 책인데, 무탈하게 완간되어 다행스럽다. 미학 전공자나 이 주제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묵직한 연말 선물이 될 듯싶다.

 

 

독일 미학에 관한 책을 찾아보니 카이 함머마이스터의 <독일 미학전통>(이학사, 2013)이 최근에 나온 책이다. 유형식 교수의 <독일미학>(논형, 2009)은 절판된 지 오래이고, 대학원 시절에 접한 테리 이글턴의 <미학사상>(한신문화사, 1995)도 마찬가지다. <상징의 미학>에서 오타베 다네히사도 중요한 저작으로 언급하고 있는 토도로프의 <상징의 이론>(한국문화사, 1995)도 그맘때 나온 책으로 역시나 절판된 지 오래다. 20년이면 그럴 만한 시간인가...

 

15.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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