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읽는 책이 따로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분위기에 편승해서 들여다보는 책은 있겠다. 가령은 요즘은 '영화소설'로 분류되는 루 월리스의 <벤허>(시공사, 2015) 같은 작품. 워낙에  유명한 영화 <벤허>의 원작소설로 국내 최초 완역본이라고(게다가 김석희 선생의 번역이다). 찾아 보니 (아동용을 제외하고도) 한 차례 번역본이 나온 적은 있었다(분량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 걸로 보아 완역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요즘은 성탄특선 영화로 어떤 작품들이 방송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벤허>나 <십계>, <쿠오바디스> 같은 영화가 단골이지 않았던가 기억된다. 윌리엄 와일러의 <벤허>도 영화관에서 본 기억은 없고(<쿠오바디스>는 영화관에서 봤다) 언젠가 TV에서만 봤다. 대형화면으로 다시 봐도 좋겠다 싶다. 원작 <벤허>는 이렇게 소개된다.

출간 후 50년간 베스트셀러 1위, 브로드웨이 무대 20년 장기공연, 교황의 축성을 받은 최초의 소설… 전례 없는 수식어를 보유한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영화 <벤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루 월리스의 장편소설 <벤허 : 그리스도 이야기>이다. 우리에겐 1959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영화로 익숙하지만, 그보다 80여 년 전 출간된 소설 <벤허>(1880)는 영화의 명성을 능가하는, 미국 소설사에서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미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인 <톰 아저씨의 오두막>(1852)을 뛰어넘어 50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초대형 베스트셀러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과 함께 19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교황인 레오 13세에게 축성을 받은 최초의 소설로 이름을 올린 <벤허>는 출간된 지 10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까지도 <성경>과 함께 미국인들이 가장 가까이 두고 읽는 책으로 남아 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도 그렇지만 문학사적 걸작이라기보다는 문화사적 걸작으로서 의미를 갖는 작품이겠다.

 

 

<벤허>와 함께 책상 가까이 놓은 책은 조르조 아감벤의 <빌라도와 예수>(꾸리에, 2015)다. 봄에 나온 책이지만, 바로 엊그제 다른 책을 찾다가 책장에서 '발견'했다. 영어판도 그 며칠 전에 찾아놓은 터여서 자연스레 성탄절 독서거리가 되었다.

 

당장 읽을 책은 아니어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구입한 책도 몇 권 있는데, <아시모프의 바이블>(들녘, 2002)이 그 중 하나다. 13년전에 나왔을 때는 엄두도 내지 못할 가격대의 책이었고, 지금도 만만찮지만 구약편이 절판된 상태이길래 신약편이라도 부랴부랴 구입해두었다. 짐작엔 새로 개정판이 나올 것도 같지만.

 

 

덧붙여 올해 나온 '예수책'으로는 가장 최근에 나온 바트 어만의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갈라파고스, 2015), 국내서로 김형석 교수의 <예수>(이와우, 2015), 그리고 '플라톤 아카네미 인생교과서 시리즈'의 첫 권으로 나왔던 차정식, 김기석의 <예수>(21세기북스, 2015) 등도 성탄절 독서감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성탄절 아침에 서재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정해져 있다. 독서와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

 

15.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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