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문학 관련서를 '이주의 발견'으로 꼽는다. 로널드 르블랑의 <음식과 성>(그린비, 2015)이다. 제목만으로는 넓은 범위를 다룬 듯하지만, 부제가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문학에서 음식과 성'이란 주제를 다룬다. 더 구체적으론 '19세기 러시아 소설에서 드러난 육(고기/육체)에 대한 욕망과 죄의식'이 주제다(더불어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두 작가의 비교도 겸한다). 러시아문학 전공자뿐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매우 반가운 선물이 될 만한 책. 유사한 주제의 책으로는 석영중 교수의 <러시아문학의 맛있는 코드>(예담, 2013)도 떠올릴 수 있겠다.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슬라비카 총서 6권. 러시아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지성사에 뚜렷하게 족적을 남긴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를 중심으로 19세기 러시아 소설을 분석하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음식'과 '성'에 대한 욕망과 죄의식을 중심으로 하여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이 지닌 대조적인 측면을 드러냄으로써 두 대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19세기 이후의 러시아 문학, 나아가 전 세계의 문학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틀을 제공하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러시아 문화사에 관한 책도 한권 덧붙인다. 솔로몬 볼코프의 <권력과 예술가들>(우물이있는집, 2015). 이 또한 권력과 예술가 일반의 문제를 다룬 것이 아니라 러시아문화사에서 권력과 예술의 문제를 다루었다. '로마노프 왕조의 러시아 문화사(1613~1917)'가 부제. 볼코프는 쇼스타코비치의 회고록 <증언>(이론과실천, 2001)의 편자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적이 있는 저널리스트로 러시아 문화사에 관한 몇 권의 대표작을 갖고 있다(영어와 러시아어로 나와 있다).

 

 

영어판을 기준으로 하면 <상트페테르부르그: 문화의 역사>(1995), <쇼스타코비치와 스탈린: 대작곡가와 잔인한 독재자의 특별한 관계>(2004), <매지컬 코러스: 러시아 문화사, 톨스토이에서 솔제니친까지>(2008) 등인데, 오래 전에 모두 구입한 책들이다. 이 분야의 책이 드물기에 소개되면 좋겠다 싶다. 덧붙여 '슬라비카 총서'의 근간 목록들도 빨리 손에 들 수 있으면 좋겠다(현재까지 다섯 권이 나왔는데, 11권까지의 목록이 근간으로 제시돼 있는 상태다)...

 

15.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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