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로부터 '올해 나온 책 중 읽어야 할 한 권'을 꼽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오늘 아침에(날짜로는 어제 아침에) 간단히 적어보낸 글을 옮겨놓는다(같은 질문에 소설가와 서평가가 답한 내용은 http://news1.kr/articles/?2520049 참조).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의 기원>(도서출판b, 2015)을 골랐는데, 요즘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도서출판b, 2012)를 강의하고 있어서 자연스레 떠올린 책이다. 손 가까이에 있어서다...
"올해 나온 책 중에서 단 한 권만 읽는다면"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조건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권을 골랐다.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저자를 모르는 독자가 이 책을 읽을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그를 처음 읽는 독자라도 책을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이 책을 읽어낼 수 없다면 허다한 인문서가 손밖에 놓이게 된다).
고진은 말 그대로 '철학의 기원'을 말하고자 한다. 하지만 상식과는 다른 기원이다. 그는 제자인 플라톤에 의해 잘못 포장된 소크라테스의 진상을 밝혀내고자 한다. '평등의 철학자', '이소노미아(무지배)의 철학자'가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소크라테스의 새 얼굴이다. <철학의 기원>과 함께 '소크라테스 왈'이란 말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15.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