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다우어 드라이스마는 충분히 주목에 값한다. 알게 모르게 많이 소개된 저자인데, 주 관심 분야는 기억과 망각이다. 국내에는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에코리브르, 2005)가 먼저 소개되었는데, 처음 펴낸 책은 박사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펴낸 <은유로 본 기억의 역사>(에코리브르, 2015)다. <기억의 메타포>(에코리브르, 2006)라고 소개되었다가 이번에 다시 나왔다(심리학 박사학위논문이 교양서로 읽힌다는 것도 드문 일 아닌가). '수준' 있는 책이라는 뜻도 된다.

 

드라이스마의 박사 학위 논문이자 첫 번째 저술로, 은유라는 독창적인 관점을 통해 기억심리학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재구성한다. 은유는 기억의 역사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로서 재발견된다. 밀랍판에서부터 책, 사진, 컴퓨터, 홀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은유의 주된 원천은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 및 도구들이었다. 기억의 은유는 점차 기술적으로 변해가면서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왔다. 계속해서 변형되고 왜곡되고 추가되고 겹쳐지는 우리의 기억을 닮아 있다. 은유들이 표상하는 이미지들은 곧 우리 마음의 풍경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기억의 은유들이 모습은 계속 바뀌어도 그 핵심 개념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드라이스마의 신작은 <망각>(에코리브르, 2015)이다.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장> 등 ‘기억’을 주제로 끊임없이 연구해온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의 심리학사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다우어 드라이스마가 3년 동안 기억을 ‘망각’과 함께 보기 위해 노력한 끝에 내놓은 역작"이라고 소개되는 책. 기억력 전문가 저자에게서 당연히 기대해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지난 봄에는 " 정신의학과 신경학계 질환들의 시조명들을 추적한 일종의 역사서" <마음의 혼란>(에코리브르, 2015)도 출간되었다. 절판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장>(에코리브르, 2010)도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다. 독어나 영어로 대부분 번역되고 있는 걸로 보아 신뢰할 만한 저자다...

 

15. 0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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