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직업 - 고통에 대한 숙고
알렉상드르 졸리앵 지음, 임희근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이라는 이 망할 직업! 즐거우면서도 엄격한 이 직업은 위험을 무릎쓰고 매 순간을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나는 인간이라는 직업을 알량한 글 몇 줄로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혹여 그런 시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참 물정 모르는 순진한 자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듬더듬 전투의 무기를 찾으려고 노력은 했다. -125쪽

일상에서 감당하는 상처로부터 나타나는 싸움과 기쁨은 끊임없이 외친다. 다시 시작하라고, 노력을 계속하라고, 다시 행진하라고, 허약함 위에 뭔가 쌓아올리라고. 거듭거듭, 사람들은 그 상처가 극복되길 바란다. 사람들은 서두르고 싶고 어서 페이지를 넘겨 다음 장으로 가고 싶다. 그러나 상처는 다시 나타나 실존을 꿰뚫는다. 내면의 암적인 병은 아마 어떤 선례들을 따르고 싶어하리라. 그릇된 확신에 꽉 매달리고, 스스로가 모든 것을 통제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끝없는 전투가 일으키는 공포를 피하려 하리라. -126쪽

알량한 인간이라는 직업. 나는 기쁘게 싸우면서, 내 취약함도 내 조건의 지독한 허술함도 결코 시야에서 놓치지 않고 주시해야만 한다. 한 걸음 한걸음을 만들어내야 하고, 내 취약함으로 강해져서 투쟁의 원천이 될 힘을 모든 것을 동원해 찾아내야 한다. 분명 예감컨대 이 싸움은 내게 버거운 싸움이다. 그러나 내가 싸우다 죽지는 않을 것이다. -126쪽.

궁극의 과감함인 웃음은 일상의 틀을 깨고 시련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한다. 장애인 시설에서는 부재의 중압감이 무겁게 내리누르고, 질문 또한 내리누른다. 그곳의 나날은 수많은 난관을 만나게 한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샹포르의 기준에 따르면 `망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삶은 유머 덕분에 달콤해진다. 웃음과 전투가 우리 삶을 구원한다. 만약 이 둘이 함께한다면, 둘이 서로 꼭 같이 간다면 어떻겠는가? -128쪽

모든 상황이 말도 안 되는 고역을 요구할 때, 노력 앞에서 지탱하는 것은 오직 확신뿐이다. 인간이라는 직업의 소명, 그것은 모든 것에 대적하여, 유머와 함께 집요해진다. 그러니 전투에 나서라. 가벼움과 기쁨으로 모든것을 쌓아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12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