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전'으로 폴란드 작가 비톨트 곰브로비치의 <코스모스>(민음사, 2015)를 고른다. 그의 작품(집)으로는 네번째로 소개되는 책이다. 민음 세계문학으로는 세번째 책.

 

 

<페르디두르케>(민음사, 2004)와 <포르노그라피아>(민음사, 2004)와 먼저 소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책만 구입해놓고 아직 읽을 기회를 찾지 못했는데, 네번째이자 마지막 장편이 번역된 걸 계기로 하반기에는 강의 일정이라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를 강제하기 위해서. 사르트르는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했단다.

곰브로비치의 <코스모스>처럼 소설이라기보다는 ‘소설인 듯 보이는’ 독특한 종류의 소설이 있다. 곰브로비치는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과 마르크스주의, 그 밖에 다양한 사상들에 정통한 작가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존의 사상들에 대해 줄곧 회의적인 성향을 고수하면서, 작품의 골격이 구축되고 만들어지는 단계에서 바로 그것을 해체해 버림으로써 분석적이면서 동시에 유물론적인 전혀 새로운 유형의 소설을 창조해 냈다.

 

개인적으로는 단편집은 물론 아직 번역되지 않은 곰브로비치의 <일기>(영역판)까지도 진작에 구해놓은 터라 이 또한 번역되면 더없이 반갑겠다. 동유럽 문학을 강의하면서 밀란 쿤데라와 이스마일 카다레만 포함시켜서 다루곤 했는데, 곰브로비치까지 포함돼야 구색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물론 곰브로비치에 대한 관심은 전적으로 쿤데라에게 빚진 것이긴 하다. 쿤데라의 곰브로비치론도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 찾아봐야겠다...

 

15. 06.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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