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여성 작가 리디 살베르의 산문집 <일곱 명의 여자>(뮤진트리, 2015)가 출간됐다. "글쓰는 일이 삶의 전부인, 불붙은 일곱 명의 여자"를 다룬 책인데, 그 일곱이란 에밀리 브론테, 주나 반스, 실비아 플라스, 콜레트, 마리나 츠베타예바, 버지니아 울프, 잉에보르크 바흐만이다. 주나 반스만 생소한 편. 이 일곱 명의 저자는 "일곱 명의 미친 여자들"이라고도 부른다. 츠베타예바는 이렇게 말했다. "글 쓰는 일을 뺀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미친 여자들이다.

 

 

리디 살베르느는 지난해 <울지 않기>란 소설로 공쿠르상을 수상했는데,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만큼 작가적 역량은 충분히 신뢰해봐도 좋겠다(작품도 번역되면 좋겠고). 기타 여러 작품이 영어로도 번역돼 있는데, 그 가운데 <애완동물로서 작가의 초상>이란 제목이 눈에 띄어 살펴보니 이미 <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창비, 2010)라고 번역돼 있다. 전혀 기억할 수 없는 책이니 그냥 묻힌 작품 같다(번역서 제목도 별로 인상적이지 않다. 원제가 더 낫지 않았을까?). 아무튼 <일곱 명의 여자>가 만족스럽다면, <애완작가> 또한 읽어볼 참이다.

 

 

한편 일곱 명의 여자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는 작가는 단연 버지니아 울프인데, 최근에도 에세이집 <나방의 죽음>(솔출판사, 2015)이 출간됐고, <댈러웨이 부인>(책읽는수요일, 2015)이 다시 번역돼 나왔다. 그리고 수전 셀러스의 <그녀들의 방>(안나푸르나, 2015)도 관련서인데, "현대소설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의 미술가 언니 바네사 벨의 시선으로 그녀들의 일생과 시대, 예술 세계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콜레트는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를 말하는데, <암고양이, 2013), <방랑하는 여인>(지만지, 2013), <여명>(문학동네, 2010) 등이 번역돼 있다.  

 

 

바흐만의 대표작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삼십세>(문예출판사, 2005)이며, <말리나>(민음사, 2010)와 <동시에>(북스토리, 2006)가 번역돼 있다.

 

 

실비아 플라스의 경우엔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마음산책, 2013)과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문예출판사, 2004)가 나와 있으며 <실비아 플라스 드로잉집>(마음산책, 2014)까지 출간됐으니 별로 아쉬울 게 없는 편. 아쉬운 건 츠베타예바의 시집이나 산문집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에밀리 브론테의 경우는 물론 <폭풍의 언덕> 정도를 챙겨놓으면 되겠다. 더 꼽을 만한 다른 작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15. 0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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