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리처드 솅크먼의 <왜 우리는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인물과사상사, 2015)를 고른다. 부제는 '욕망과 무지로 일그러진 선거의 맨얼굴'이고 미국의 현실을 다룬 책이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우리네 얘기다.

 

저자 리처드 솅크먼은 이번 책에서 과감하게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에 도전한다. 그는 9·11 사태 이후 부시 정부의 전횡과, 정부의 선전과 선동에 무방비로 속아 넘어가 전횡을 가능케 한 미국 국민들에 대한 실망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솅크먼은 ‘대중의 어리석음’이라는 난제에 도전하기 위해 각종 여론조사 자료를 언급함은 물론, 미국의 건국 시대로 내려가 과거 미국의 정치는 어떠했는지까지 살펴본다. 그리하여 그는 유권자로서의 국민은 늘 그르지도 않았지만, 늘 옳지도 않았음을 밝혀낸다. 그리고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가로막는 수많은 우민화 장치(언론 조작, 감정에 호소하기, 우리 내부의 편향성 등)의 범람 속에서, 어떻게 ‘현명한 유권자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기를 호소한다.

정확하게 한국판도 나왔으면 싶은 책이다. 조자는 조지메이슨대학교의 역사학과 부교수로 <미국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를 포함해 다섯 권의 역사서를 썼다고 소개된다.  <미국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미래인, 2003)과 <세계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미래인, 2001)이 오래 전에 번역되었지만 현재는 절판된 상태. 너무 일찍 번역됐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한국판 <왜 우리는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가 당장에 나와 있지 않아서, 대체해볼 만한 책을 떠올려봤는데, 국민의 어리석음이 어떤 재앙을 초래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좀 부족해 보이지만) <또, 라이 가카>(책으로보는세상, 2012)부터 <MB의 비용>(알마, 2015)까지 참고해볼 수 있겠다. 아직 전모도 다 드러나지 않은 국가적 재앙을 누군가는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부른다지만, 말은 바로 하자면 '대국민 사기의 시간'이라고 해야겠다. 그 비용처리가 아직도 까마득한...

 

15.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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