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프레데리크 시프테의 <우리는 매일 슬픔 한 조각을 삼킨다>(문학동네, 2014)를 고른다. 안 그래도 낮에 '올해의 에세이'로 고를 만한 책이 뭐가 있을까 잠시 생각해봤는데, 바로 떠오르는 책이 없었다. 철학 에세이로는 최근에 나온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의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웅진지식하우스, 2014)과 함께 시프테의 책이 유력한 후보가 되지 않을까 어림해본다. 원제는 <센티멘탈 철학>(2010)이고 부제는 '삶에 질식당하지 않았던 10명의 사상가들'이다. 어떤 책인가.
삶에 점철된 고통과 부조리를 냉철하게 직시하고자 했던, 이른바 모럴리스트로 불릴 만한 사상가 10인의 문장들로 빚어낸 ‘생의 슬픔’에 관한 철학 에세이다. 그 사상가들은 프리드리히 니체,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미셸 몽테뉴 등이다. 저자는 이들의 문장에 기대어 현대의 노예적 인간, 우울과 애도의 차이, 권태와 쾌락, 이성이라는 환상, 상실과 죽음, 사랑 등에 대하여 자신만의 철학적 사유를 펼친다. 2010 데상브르 상 수상작.
아래가 불어본의 표지다. 비교해보니 한국어판의 표지가 좀 심심해 보인다.
생각해보니 프랑스 철학자들의 철학 에세이로 앙투안 콩파뇽의 <인생의 맛>(책세상, 2014), 프레데리크 그로의 <걷기, 두발로 사유하는 철학>(책세상, 2014) 등도 올해의 에세이 후보로 검토해봄직하다. 한데 모아서 읽어보면 좋겠다...
14.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