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서 아침을 시작해 광화문에서 일정을 마친 길고 피로한 하루였다. 내일의 일정도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여유를 부릴 처지는 아니지만 머리도 식힐 겸 잠시 '이주의 발견'을 고른다.

 

 

먼저 저명한 신경과학자 에릭 캔델의 <통찰의 시대>(알에이치코리아, 2014). '뇌과학이 밝혀내는 예술과 무의식의 비밀'이 부제다. "뇌과학의 연구 성과와 자서전이 결합된 책 <기억을 찾아서>로 국내 과학서 시장에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천재 신경과학자 에릭 캔델이 인류에게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과학,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파헤치는 책"이다. 

 

찾아보니 <기억을 찾아서>(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외에도 <신경과학의 원리>(법문에듀케이션, 2014)가 번역돼 있는데, 1800쪽이 넘는 전공서적이다. 일반 독자라면 <통찰의 시대> 정도에 만족해야 할 듯. 심리학(뇌과학)과 예술을 주제로 다룬다는 점이 아무래도 포인트일 텐데, "에릭 캔델은 우리에게 친숙한 당대의 세 화가(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스카어 코코슈카)가 그린 초상화를 중심으로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간의 무의식을 파헤치기 시작했는지 살펴본다"니까 독서욕을 자극한다. 그래서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책은 제러미 리프킨의 신작 <한계비용 제로 사회>(민음사, 2014)다. 새로운 책을 낼 때마다 화두 한 가지씩 던지는 리프킨이 새롭게 띄운 것이 제목 그대로 '한계비용 제로 사회'다. 부제는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

자유 시장의 경쟁적 기술 혁신이 생산에 필요한 한계비용을 제로 수준으로 낮춘 결과,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해 이윤을 남기는 자본주의 기업의 존립 근거가 근본적인 모순에 직면했다. 리프킨은 이러한 과정에 주목하여 왜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역사에서 사라지게 될 것인지를 설명하는 한편, '협력적 공유사회'라는 새로운 경제 시대로 우리를 인도한다. 오늘날 전 세계에 만연한 사회적 불안과 비관주의에 맞서, 21세기 사회의 패러다임이 될 보편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의 진단과 예언이 얼마만큼 적실성을 갖는지는 책을 직접 읽어봐야 알 수 있을 터. 그러기 전에 이번 주말 리뷰들을 먼저 확인해봐야겠다.

 

 

덧붙여, 사물인터넷을 제목 혹은 주제로 한 책이 갑자기 많아지고 있다. 무얼 말하고 어떤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인지 누가 정리해주었으면 싶다. 리프킨이 쓴 게 그거라고?..  

 

14.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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