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베르의 <감정교육>(민음사, 2014) 새 번역본이 나왔기에 '이주의 고전'으로 꼽는다. 이로써 현재 읽을 수 있는 번역본이 네 종이 됐다. 간략한 소개로는 "플로베르가 19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자리 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작품"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근대 도시 파리를 스케치한 풍자적 역사소설이다. 낭만주의적 전통을 뒤엎고, 사실주의적 원칙 또한 무시한 채 동시대인들의 도덕의 역사를 감히 말하고자 한 작품으로, 플로베르 생전에는 냉혹한 비판을 받았으나, 사후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감정교육>이 떠올려주는 건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이다. 사강의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바칼로레아을 준비하던 여주인공이 따분하게 읽는 소설이 바로 <감정교육>이었기 때문이다(베르그송도 지루하다고 투덜대며 읽는다). <슬픔이여 안녕>을 읽은 건 기억에 고2 때쯤(설마 고3때?). 같은 또래의 여성 작가가 썼다고 해서 읽어보고 사강의 <어떤 미소>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까지 내처 읽은 기억이 난다. 이제 거의 30년 전 일이다.

 

 

소설의 줄거리조차 가물거리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은 건 부록으로 실린 인터뷰였다. 특히 사르트르에 대한 '팬심'이 인상적이었다. 카뮈와 사르트르 가운데 자신은 단연 사르트르를 좋아한다는 것. 사강이 1935년생이니 사르트르와는 30년 터울이다. <슬픔이여 안녕>은 1954년작.

 

소담출판사에서 사강의 주요 작품이 선집 비스무리하게 나와 있지만 유독 <슬픔이여 안녕>은 빠진 모양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지만 <감정교육>이 나온 김에 3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여행'의 유혹을 느낀다. 작품이 출간 60주년을 맞은 것도 독서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아뿔사, 소설의 여주인공 열일곱 살 세실도 곧 여든이 되는구나!..

 

 

14. 0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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