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원고를 하나 보내고 잠시 휴식시간에 성자들의 삶에 대한 책을 꺼내든다. 프레데릭 르누아르의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판미동, 2014). 저자는 프랑스의 종교사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천사의 약속>과 <루나의 신탁> 같은 역사소설을 써낸 소설가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제법 여러 권의 책이 출간돼 있다.
이미 예수에 대한 책 두 권이 소개돼 있는데, 이번에 나온 책에선 소크라테스와 붓다를 더 얹었다. "인류의 스승 3인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오늘날 우리가 처한 정신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한다.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 인물에 대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설명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비화를 재조명하며,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정의, 사랑, 자비 등의 메시지가 현재의 우리 삶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보여 주는 수작"이라는 소개다.
흔히 공자까지 포함하여 우리가 '4대 성인'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 원조가 야스퍼스가 아닌지는 모르겠다. 네 명을 다룬 <위대한 사상가들>(책과함께, 2005)이 야스퍼스의 책이기 때문(절판됐군). 야스퍼스가 '축의 시대'라고 부른 인류 정신사의 여명기를 다룬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교양인, 2010)도 네 명의 성자에 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축의 시대'를 언급하고 있는 야스퍼스의 <역사의 기원과 목표>는 절판된 이후 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
국내서로는 '우리가 다시 읽어야 할 정신적 스승' 시리즈도 한 통속이다. 이광수의 <슬픈 붓다>(21세기북스, 2013)부터 김근수의 <슬픈 예수>, 이한우의 <슬픈 공자>까지 세 권이 나온 상태. 지난 여름의 일이다. 프레데릭 르누아르의 책과 같이 겹쳐 읽어도 좋겠다. 그러고 보니 전기가 가장 빈약한 게 소크라테스인 듯싶은데, 그건 그만큼 소크라테스의 생애를 재구성하는 데 참고할 만한 자료가 적지 때문으로 보인다...
14. 07. 27.
P.S. 붓다, 혹은 석가모니의 생애에 대해선 헤세의 <싯다르타>를 참고해도 좋겠다. <데미안>만큼은 물로 아니지만 여러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어서 독서 여건은 풍족하다. 한여름의 '템플 스테이'를 집안에서 경험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방콕형 템플 스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