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두 권의 백과사전을 고른다. 마이클 조던의 <신 백과사전>(보누스, 2014)과 프레드 게팅스의 <악마 백과사전>(보누스, 2014). 제목이 시사하듯이 세상의 모든 신과 모든 악마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부제를 보니 고대부터 인간세계에 머물렀던 신은 2,800여, 악마는 3,000여 정도다. 악마가 약간 더 많지만 대략 엇비슷한 수준. 번역본의 제목은 똑같이 '백과사전'이지만 원제는 각각 '백과사전'과 '사전'으로 돼 있다. 같은 시리즈를 옮긴 게 아니라 번역본만 같은 시리즈로 만든 듯싶다.
사실 신화학이나 종교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이 많은 신과 악마들의 이름을 찾아볼 일은 거의 없을 듯싶다. 그래서 책의 용도가 궁금해지는데, 장서용이라는 통상적인 용도 외에 부적의 용도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동화에도 나오지만 악마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이름을 불러주는 게 중요하니까. 신의 이름은 물론 온갖 복을 구하는 데 써먹을 수 있겠다.
<악마 백과사전>을 보니 생각나는 건 제프리 버튼 러셀의 '악의 역사' 시리즈다. 네 권의 시리즈 외에도 <악마의 역사>와 <마녀의 역사>를 저술하기도 했으니 악마 전문가라고 해야겠다. 읽는 재미로 치면 더 탐이 나는 책이지만, 단체로 서가에 꽂아둘 만한 욕심이 나지는 않는다. 그 자체로 '공포의 서재'가 될 것 같아서다. 다들 비슷한 생각인지 상당히 공을 들인 책들임에도 '악의 역사' 시리즈의 세일즈포인트는 상당히 저조하다...
14. 0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