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노트북을 겨우 쓰고 있는 상황이지만 며칠씩 서재일에 손을 놓기도 그래서 간단한 포스팅 하나. 러시아 작가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의 단편집이 출간됐다.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시공사, 2014). 러시아어 번역이지만 제목은 영어판 선집을 따른 책이다(영어권에서는 2009년에 출간된 이 작품집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월드판타지문학상'도 수상했다고). 먼저 읽어보고 추천사를 쓸 기회가 있어서 이렇게 적었다.

 

 

안톤 체호프가 러시아식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떨가?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가 궁금증을 풀어준다. 단, 포스트모던하고 그로테스크한 옛날이야기다. '이야기의 마녀'가 있다면 단연 페트루솁스카야다.

 

실제로 1938년생인 이 '할머니 작가'의 이미지가 딱 '마녀'이긴 하다. 오싹하고 눈물나고 웃긴 이야기들이 고팠던 독자라면 '이야기의 마녀'와 만나봐도 좋겠다. 

 

 

 

현대 러시아 여성작가로 페트루솁스카야와 같이 거명되는 작가는 타티야나 톨스타야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등이다. 모두 국내에 작품이 소개돼 있고, 울리츠카야는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한 적이 있어서 우리와는 구면이다. 모아놓고 읽으면 러시아 여성작가들의 작품세계가 얼추 눈에 들어올 듯하다. 그런데, 페트루솁스카야가 '이야기의 마녀'라면 '마왕'은 누굴 꼽아야 할까? 좀 생각해봐야겠다...

 

14. 0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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