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얘기가 아니다.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의 온갖 망언과 치부가 들춰지면서 자연스레 분노와 탄식이 터져나온다. CBS 변상욱 기자의 <대한민국은 왜 헛발질만 하는가>(페이퍼로드, 2014)란 제목 그대로다. '정치와 행정이란 이름으로 지배하고 군림하는 저들에게 분노한다!'가 부제. <굿바이 MB>(한언출판사, 2012)에 이어지는 기자 칼럼집인데, '굿바이 MB'로 마무리된 게 아니고 적어도 인사 문제에 있어서는 한술 더 뜨는 '시즌2'다. 답답한 마음에서라도 손이 가는 책.

 

민주주의로 포장되어 휘둘러지는 지배와 군림의 단면들을 적어간 시대 기록의 모음이다. 저자 변상욱은 그 지배와 군림이 어디서 왔는지를 살피기 위해 역사를 뒤적이기도 하고, 속절없이 당하는 우리를 살피고자 심리학도 참고하며, 외국의 사례나 상황을 첨부하기도 한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변상욱의 기자수첩>에서 만나던 통쾌한 비평에 깊이가 더해져 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더불어 읽어볼 만한 건 최승호 피디와 지승호의 인터뷰어의 대담 <정권이 아닌 약자의 편에 서라>(철수와영희, 2014).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의 세 번째 권이다.

2012년 MBC에서 해고된 후 한국 탐사저널리즘 센터가 만드는 <뉴스타파>의 앵커로 활동하는 최승호 피디와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의 한국 언론에 대한 대담을 실었다. 최 피디의 MBC와 <뉴스타파>에서의 방송 활동을 중심으로 공영방송이 어떻게 정권의 전리품이 되는지, 정권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하고 통제하는지, 방송과 신문이 정권의 통제를 넘어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알려 주고 있다.  

비루한 현실이라 하더라도 그나마 제 목소리를 내는 소수의 언론인들 덕분에 최악은 면하고 있는 듯싶다. 물론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그리고 요즘 표현으로 '국가 개조'는 언론의 힘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우리 모두가 월드컵 축구경기를 볼 때처럼 두 눈 부릅뜨고 졸린 눈을 비빌 때이다...

 

14. 0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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