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다른, 2014)란 제목만으로는 눈에 띄지 않는 특별한 인터뷰집이 출간됐다.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는 부제로도 충분하지 않다. 핵심은 '파리 리뷰 인터뷰'다. 미국의 저명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와 가진 인터뷰 모음집이어서 '파리 리뷰 인터뷰'다.

 

 

국내 독자들에게 친숙한 작가들의 인터뷰만 모은 걸로 생각했는데, '파리 리뷰 인터뷰1'라고 돼 있는 걸로 보아 시리즈로 나온다는 의미다. 자세히 보니 이런 설명이 붙어 있다.

도서출판 다른에서는 국내 문예창작학과 대학생들과의 설문을 통해 「파리 리뷰」에서 인터뷰한 250여 명의 소설가들 중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작가 36인'을 선정했고, 이중 12인의 이야기를 <작가란 무엇인가>로 묶어냈다.

그럼, 두 권 정도는 더 나온다는 얘기인가? 그러길 기대한다. 찾아보니 영어판으론 피카도르출판사에서 네 권짜리 선집이 나온 바 있다.

 

 

선집은 피카도르에서만 나온 건 아니고, 모던라이브러리에서는 '작업실의 작가들'이란 타이틀로 몇 권의 인터뷰 선집을 묶어낸 바 있다. 국내에서 처음 나왔던 파리 리뷰 인터뷰집의 저본으로 추정되는 책이다.

 

 

안정효 선생의 번역으로 나왔던 <나의 삶, 나의 문학>(책세상, 1989)가 바로 첫 번역본이었다(<11인의 위대한 작가들>(책세상, 1997)로 다시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는 모두 절판된 상태다). '20세기 대표작가들과의 대화'라는 부제하에 11명의 인터뷰를 싣고 있는데, 그 명단은 아래와 같다.

 

로버트 프로스트
T.S.엘리어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월리엄 포크너
어네스트 헤밍웨이
파블로 네루다
아이삭 바셰비스 싱거
아더 밀러
소울 벨로우
월리엄 개스
해롤드 핀터

 

개인적으로는 파스테르나크의 인터뷰를 인상 깊게 읽었고, 강의시간에 종종 인용하기도 한다. 이번에 나온 <작가란 무엇인가>에 실린 12명의 작가는 에코, 파묵, 하루키, 오스터, 매큐언, 로스, 쿤데라, 카버, 마르케스, 헤밍웨이, 포크너, 포스터 등이다. 헤밍웨이와 포크너가 겹치는 걸로 보이는데, 이어질 선집들에서 다시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파리 리뷰>를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모두 가지고 있다. 여기에 게재된 인터뷰를 엮어 책으로 펴낸다면 더없이 훌륭한 책이 될 것이다." 그 '더없이 훌륭한 책'이 이번에 나온 걸로 보면 되겠다...

 

14.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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