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은 독일의 방송인이자 기자 후안 모레노의 <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반비, 2013)로 고른다. 제목이 말해주듯, 요리사들에 관한 책이다. '파격와 야성의 요리사 열전'이 부제. 식칼을 들고 있는 요리사의 모습만으로도 '포스'가 느껴지는 책.
독어 제목 'Teufelskoche'은 'Devil Cook'으로 옮겨진다. 악마의 요리사? 요리의 거장을 독일에선 그렇게도 부르나 보다. 번역본 표지는 원서의 표지를 그대로 따랐다.
저자 후안 모레노는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이야기를 간직한 개성 넘치는 요리사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미국,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나라와 국적을 불문하고 저자가 발굴한 요리사의 리스트는 화려하다. 텍사스 교도소에서 200명의 사형수에게 마지막 식사를 만들어준 요리사가 있는가 하면, 알프스의 두메산골에 있는 700년 된 게스트하우스에서 요리하는 할머니도 있고, 반핵 시위 현장을 찾아다니며 시위자들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도 있다. 이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는 세상의 어느 화려한 요리보다도 더욱 흥미진진하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주방에서 최선의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사에 관한 책이자, 그들이 주방에서 완성해낸 인생의 깊이에 관한 책이다.
'요리책'과 마찬가지로 '요리사책'에도 사진은 빠질 수 없으며 책에 실린 건 미르코 탈리에르초가 찍은 사진들이다. 아쉽다면 아시아 쪽 요리사가 들어 있지 않은 것. 책에 등장하는 17인의 요리사가 모두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프리카의 요리사다.
책에 추천사를 쓴 성석제 작가의 <칼과 황홀>(문학동네, 2011)과 박찬일 셰프의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푸른숲, 2012), <어쨌든, 잇태리>(난다, 2011) 등으로 미진한 맛을 보충해도 좋겠다. 요리보다도 요리사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이 국내서로도 출간되길 기대해본다...
14. 01.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