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달력도 마지막 한장을 남겨놓게 돼 마음이 바쁘다. 페이퍼도 후딱 해치워야겠다.
먼저, 절필 10년만에 컴백한 작가 백민석의 신작 소설집 <혀끝의 남자>(문학과지성사, 2013)가 나왔다. <죽은 올빼미농장>(작가정신, 2003)과 <러셔>(문학동네, 2003) 이후 10년이 됐다는 얘기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백민석은 9년여 동안 활발한 창작을 계속하다가 돌연 2003년에 절필을 선언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 '자발적 실종자'는 시골마을에서 어부가 되었다는 식의 소문만 무성한 채 근황을 알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었다. 그리고 2013년 겨울, 다시 돌아온 백민석이 소설집 <혀끝의 남자>를 출간하였다. 두 편의 신작과 일곱 편의 기발표작을 새로 고쳐 총 아홉 편의 소설을 묶어냈다." 곡절을 털어놓기 전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건 아홉 편의 소설뿐이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한국계 미국 작가 수잔 최의 신작도 나왔다. <요주의 인물>(예담, 2013). 생소한 분들을 위해 작가소개를 옮기면 이렇다.
미국 인디애나에서 한국인 교수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텍사스에서 자랐으며 예일 대학교와 코넬 대학교를 졸업했다. 1998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외국인 학생The Foreign Student>으로 ‘아시아계 미국 문학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 <미국 여자American Woman>로는 퓰리처상 최종심에 오르는 등 미국 문단이 주목하는 문제적 작가로 떠올랐다.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 <요주의 인물A Person of Interest>은 폭탄테러의 관련된 사람으로 지목받게 된 동양인 수학박사 리Lee가 음모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이다. 이 책을 더함으로써, 3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제발트상’을 수상하였다. 2013년 현재 뉴욕 브룩클린에 거주하며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계 작가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이는 이창래이지만, 수잔 최의 이름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세 권의 장편소설이 모두 우리말로 번역돼 있기도 하다(<외국인 학생>은 절판됐다). 실상이 궁금하다면 직접 손에 들어봐도 좋겠다.
끝으로 유홍준 선생의 <유홍준의 한국 미술사강의3>(눌와, 2013)이 출간됐다. '조선 그림과 글씨'를 다룬다. 올해 펴낸 책으로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1,2>(창비, 2013)과 <명작 순례>(눌와, 2013)에 이어지는 것인데, 새삼 놀라운 필력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하튼 3권까지 나오고 보니 수집가로서의 욕심도 갖게 된다. 몇 권이 완간인 것인가?..
13.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