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타이틀북은 김경집의 <인문학은 밥이다>(알에이치코리아, 2013). 제목이 노골적이다 싶다. "이 책이 최전면에 내세우는 “인문학은 밥이다”라는 명제는 인문학이 밥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선언, 그리고 밥이 되는 인문학은 어떤 학문인가에 대한 모색을 내포하고 있다.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 총 12개 인문학 분야에 걸쳐 입문자들이 꼭 알아야 할 맥락과 배경지식을 담았다."

 

 

저자의 전작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시공사, 2013)에 뒤이은 책으로 '30년간 문학과 철학을 배우고 가르친' 저자의 인문학 이력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 '인문학이 무엇이냐?'고 간혹 물어오는 독자들에게 길게 답하지 않을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 "그게 밥입니다."  

 

 

두번째 책은 최정운의 <한국인의 탄생>(미지북스, 2013). 부제는 '시대와 대결한 한국인의 진화'다. 제목과 부제가 말해주지 않는 건, 이 책이 "사회과학서이자 역사서이며 문학 비평서이며, 특히 고전적 의미에서 하나의 문학(文學)"이라는 점. 저자는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상을 무대로 파악하며, 시대와 대결한 근현대 한국인이라는 인식틀을 관철하여 거대한 서사를 완성했다. <오월의 사회과학>(오월의봄, 2012)을 쓴 사회과학자가 한국인 연구의 자료로 삼은 건 특이하게도 근대소설이다. "저자는 우리 국학계가 이미 정리를 마쳤다고 자신해온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 전면적인 재해석과 재평가를 하며, 이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과 사상사의 구축을 시도한다." 얼마나 새로운 해석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세번째 책은 철학아카데미 편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동녘, 2013). 먼저 나온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동녘, 2013)의 짝이 되는 책이다. 얼추 국내 독일 철학 전공자를 망라한 느낌인데, "독일 현대철학의 큰 획을 그은 마르크스, 프로이트, 니체, 후설, 하이데거부터 인문학 전반에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벤야민, 아도르노, 아렌트, 또한 명성에 비해 국내에 소개가 많지 덜 된 로자, 가다머, 하버마스, 호네트"까지를 다뤘다. 두 권 모두 '철학자 사전'으로도 요긴하겠다 싶다.

 

 

네번째 책은 플로리안 일리스의 <1913년 세기의 여름>(문학동네, 2013)이다. "2013년 논픽션 부문 독일 최고의 화제작. 1913년 유럽 사회의 풍경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나누어 그려나간다." 상당히 놀라운 발상의 책인데, "저자 플로리안 일리스는 1913년 당시 이 인물들의 행적을 역사적 배경까지 고려하여 치밀하고 정교하게 복원한다. 그는 3년에 걸쳐 전기, 자서전, 편지, 일기, 사진, 신문 등 수많은 인물들의 방대한 관련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재구성하여 1913년 유럽의 한 해 풍경을 드라마틱하게 되살려냈다." 월별로까지 다룬 건 아니지만 비슷한 착상의 역사서로는 레이 황의 <1587 만력 15년 아무일도 없었던 해>(새물결, 2013)가 떠오른다(개정판이 나왔군). 이런 종류의 책은 조건없이 서가에 꽂아둘 만하다.

 

 

다섯번째 책은 '아프리카 역사의 모든 것'이라고 자부하는 책, 존 리더의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휴머니스트, 2013)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역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다루어져왔다. 하나는 아프리카를 다른 대륙(유럽)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는 '바깥에서 본 아프리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아프리카인의 눈으로 본 아프리카의 역사'로, 아프리카 출신 학자들이 바라보는 역사라는 점에서 주체적이지만 근대 시기 서구에 의한 침탈의 역사가 강조되는 것처럼 이데올로기적 측면이 강하다. 이 책은 이 두 시선과 무관하다. 영국 태생이면서도 아프리카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존 리더는 유럽 중심주의적 시각에서도 아프리카 민족주의로부터도 자유로운 시선으로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아프리카 역사서로는 루츠 판 다이크의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웅진지식하우스, 2005)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읽힌다. 그보다 좀더 부피 있는 책이 존 아일리프의 <아프리카의 역사>(이산, 2002)이었는데,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는 거기에 몇백 쪽을 더 얹었다. 이 정도면 아프리카에 관해서도 읽을 책이 없다는 말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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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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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탄생- 시대와 대결한 근대 한국인의 진화
최정운 지음 / 미지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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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
철학아카데미 지음 / 동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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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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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거대한 대륙이 들려주는 아프리카 역사의 모든 것
존 리더 지음, 남경태 옮김, 김광수 감수 / 휴머니스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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