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의 '인기 없는 에세이'가 출간됐다, <인기 없는 에세이>(함께읽는책, 2013), 라고 적으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 된다. <인기 없는 에세이>란 제목에 걸맞지 않게 러셀의 에세이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 제목이 낯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예전에 소개됐었음직하지만, 당장은 <러셀 수상록>(범우사, 2011)에 일부 번역된 것 정도만 확인된다. 여하튼 러셀의 대표 에세이집 하나가 번역된 셈. 부제가 '지적 쓰레기들의 간략한 계보'인데, 책에서는 7장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부제만으로도 호기심을 잔뜩 부추긴다. 덧붙이자면, '철학자들의 은밀한 속셈'이나 '억압받는 자들의 미덕' 같은 에세이도 읽어봄직하지 않은지.
러셀의 에세이는 전체적으로 적잖게 번역됐지만 한동안 뜸하다가 2011년부터 다시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 출간일순으로 보자면 <버트런드 러셀의 자유로 가는 길>(함께읽는책, 2012), <과학의 미래>(열린책들, 2011), <러셀의 교육론>(서광사, 2011) 등이다.
물론 러셀의 가장 대중적인 에세이는, 곧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에세이는 <행복의 정복>(사회평론, 2005), <게으름에 대한 찬양>(사회평론, 2005),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사회평론, 2005) 순이다. <인기 없는 에세이>가 이에 버금가는 러셀의 베스트셀러가 될지 궁금하다...
13. 08. 27.
P.S. 검색해보니 1950년대에 번역된 적이 있고, 시중에 나와 있는 걸로는 <일반인을 위한 철학>(집문당, 1993)이 <인기 없는 에세이>를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