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타이틀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신작 <유행의 시대>(오월의봄, 2013)의 부제에서 가져왔다. 이번엔 좀 얇은 책이다. 유동하는 현대사회의 문화를 되짚어보는 이 책에서 바우만은 "문화는 이미 소비시장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유행에 종속된 현대인들이 소비하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화의 기치 아래 온 인류가 공유하는 똑같은 문화는 결국 초국적 자본이 최대한의 이윤을 얻기 위한 상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지난달에 나온 <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봄아필, 2013)과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두번째 책은 샤론 버치 맥그레인의 <불멸의 이론>(휴먼사이언스, 2013). 제목과 부제(베이즈 정리는 어떻게 250년 동안 불확실한 세상을 지배하였는가)로도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소개를 읽어봤다.   

 

 

베이즈 정리의 내용은 간단하다. “한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초기의 믿음을 객관적이고도 새로운 정보로 업데이트할 때, 보다 개선된 새로운 믿음을 얻을 수 있다.”가 그것이다. 과학의 중심은 객관성에 있지만, 베이즈 정리는 이를 포기하고 주관성을 끌어안는 것에서 그 논리가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은 태생적으로 많은 과학자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이론의 과학적 정당성은 부족했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결과는 너무나 명확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과가 너무 정확히 들어맞았던 것이다. 이제 그 결과로 현대 사회에서 베이즈 이론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메일의 스팸메일 필터, 배의 조난 사고, 유전자 조작과 웹에서 음악과 영화를 사고파는 일까지 모든 것에 베이지안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중독성이 강한 마약”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이제 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베이즈 이론을 받아들이고 있다.
흠, 찾아보니 베이즈 정리는 확률론에서 나온 것인 듯한데, 그토록 유명한 정리에다가 무려 '불멸의 이론'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하는 수 없이 책을 주문해 오늘 받았다. 궁금한 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다. 여하튼 '불멸의 이론'이라고 하니 '이주의 책' 정도로는 올려놓아야겠다.

 

 

세번째 책은 <대혼란>(알마, 2010)의 저자 앤드류 니키포룩의 <에너지 노예, 그 노예의 반란>(황소자리, 2013)이다. "모두가 짐작하다시피, 현대인의 일상을 떠받치는 기계 노예의 든든한 젖줄은 석탄과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다. 니키포룩은 이들 화석연료 발견으로부터 화려하게 꽃피운 기계문명과 그것이 인류 정신 및 사고체계를 왜곡시킨 과정, 그리고 끝없는 성장신화에 갇혀버린 현대 사회의 위태로운 풍경을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윤리적 렌즈로 다양하게 조망한다."

 

 

네번째 책은 역사분야로 넘어가서 '걸작 넌픽션' 시리즈로 나온 <1942 대기근>(글항아리, 2013). 부제는 '삼백만 명이 굶어죽은 허난 대기근을 추적하다'. 중국사에서 대기근은 한두 차례가 아니었을 터인데, 1942년의 대기근이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는지는 책을 봐야 알 것 같다. 넌픽션답게 "생존자의 기억을 일일이 모아 이어붙인 <1942 대기근>. 참사를 직접 겪은 당사자들이 들려주는 처참한 현장의 고통. 완전히 바뀌어버린 개인과 가족의 운명은 어떤 영화보다도 생생하다. 중국사에서 의도적으로 지워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추적한다."

 

다섯번째 책은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이숲, 2013). "일제강점기에 버마와 싱가포르에서 2년 5개월 동안 일본군 위안소의 관리자(帳場)로 일했던 조선인의 일기로, 당시 일본 군부가 조선인 '위안부'를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위안소 운영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하는 자료다." 출간 과정이 특이한데, "일기의 원본은 현재 경기도 파주에 있는 '타임 캡슐'이라는 개인 박물관 운영자가 10여 년 전 경주에서 우연히 발견한 고문서로, 그는 이것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제공했고,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주도하는 낙성대 경제연구소 팀이 독서.정서하고, 현대어로 번역하고, 해제와 함께 출간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알려주는 자료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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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의 시대- 유동하는 현대사회의 문화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윤태준 옮김 / 오월의봄 / 2013년 7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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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론- 베이즈 정리는 어떻게 250년 동안 불확실한 세상을 지배하였는가
샤론 버치 맥그레인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머니스트 / 2013년 8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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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너지 노예, 그 반란의 시작
앤드류 니키포룩 지음, 김지현 옮김 / 황소자리 / 2013년 8월
15,800원 → 14,22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7월 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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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 대기근- 삼백만 명이 굶어죽은 허난 대기근을 추적하다
멍레이 외 엮음, 고상희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8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18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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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
안병직 옮김 / 이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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