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래된 새책' 카테고리의 페이퍼를 쓴다. 절판됐다가 다시 나온 책들을 조명하는 카테고리인데, 사실 그런 책이 드문 건 아니기에 모두 다룰 수는 없다. 무슨 일이건 그렇지만 관심도서에 한정하는 수밖에 없다.

 

 

 

먼저, 앨런 재닉과 스티븐 툴민의 <비트겐슈타인과 세기말 빈>(필로소픽, 2013)이 다시 나왔다. 먼저 제목은 <빈, 비트겐슈타인, 그 세기말의 풍경>(이제이북스, 2005)이었다. 원제는 <비트겐슈타인의 비엔나>.

 

 

 

비트겐슈타인에 관한 책으로는 레이 몽크의 <비트겐슈타인 평전>(필로소픽, 2012)과 함께 필독서로 꼽을 만한 책인데, <비트겐슈타인 평전>도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문화과학사, 2000)의 재출간본이었다. 평전과는 달리 <비트겐슈타인과 세기말 빈>은 이전 번역본을 갖고 있지만 화사해진 새 번역본도 반갑다. 역자는 같지만 많은 대목에서 수정이 이루어졌다고도 하고. 역자는 이렇게 적었다.

무엇보다 처음 번역서를 낼 때 혹시 나중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장차 발견될 부족한 부분들을 꼭 수정, 보완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 역자로서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읽기 편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생각보다 꽤 많은 부분을 고치게 되었다. 아무쪼록 새 옷을 입고 다시 탄생한 이 번역서가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서 위대한 철학자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철학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두번째 책은 바로 20년 전에(!) 카오스 붐을 가져왔던 화제작 제임스 글릭의 <카오스>(동아시아, 2013)다. 처음 번역된 건 <카오스>(동문사, 1993; 누림, 2006)였다. 이번에 나온 건 원서의 20주년 기념판을 새로 번역한 것. 첫 번역본이 나오자마자 읽었던 기억이 새로운데, 20주년 기념판의 새 번역이라니까 감회가 없지 않다.

 

 

광고문구에 따르면 "전 세계인에게 '나비 효과'를 각인시킨 전설의 책"이다. 사실 나도 '나비 효과'란 말을 이 책에서 처음 접했던 듯하다. 지금이야 상식이 됐지만, 당시엔 매우 신선한 발상이었다(내 머리속엔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이라고 각인돼 있다).

 

 

 

글릭의 책으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평전 <천재>(승산, 2005)와 <아이작 뉴턴>(승산, 2008)도 번역돼 있는데, 이 중 <천재>는 <리처드 파인만 평전>(동아시아)으로 다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카오스>의 책날개에 근간 목록으로 올라와 있다).

 

 

철학과 과학 책에 이어서 사회학 책도 '오래된 새책'을 한권 덧붙인다. 바로 C. 리이트 밀스의 <파워 엘리트>(부글북스, 2013)다. 지난해에 <사회학적 상상력>을 다시 읽으며 원서와 함께 예전 번역본 <파워 엘리트>(한길사, 1991)를 중고로 구입했었는데, 조금 더 기다려볼 걸 그랬다. 1956년에 발표된 책이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파워 엘리트'란 말은 실감이 줄지 않았다. 세상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말도 되는 것인가...

 

13.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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