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기 전, 막간에 번역됐으면 싶은 책을 하나 적는다. 말이 '하나'지 2500쪽이 넘는 분량의 방대한 책이다. 아니, 책이 아니라 3부작이다. 독일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구체(Sphären)> 3부작.
![](http://www.jahreiss.eu/pic-denk/sloterdijk-sphaeren.jpg)
'구체'라는 건 일본어 제목이고(일역본도 아직 안 나온 듯싶다), 우리말로는 '영역' 구역' '지구' 등으로 번역돼왔다(영어로는 'Spheres' 시리즈다). 기억에는 그렇다. <냉소적 이성 비판>과 함께 슬로터다이크의 대표작이 될 듯싶은데(사실 그만한 분량을 쓰고도 대표작이 안된다면 난센스이기도 하다), 1권은 1998년, 2권은 1999년, 그리고 마지막 3권은 2004년에 나왔다. 오늘 놀란 건 영역본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니, 나온 건 재작년이니까 뒷북이긴 하지만 2, 3권도 근간 예정으로 돼 있다.
표지만으로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책이다. 흥미로운 건 이 3부작이 러시아어로는 완역돼 있다는 점. 두꺼운 하드카바본인데, 가격도 상당히 세다(세 권 합계 15만원 가량).
![](http://static.ozone.ru/multimedia/books_covers/1002552029.jpg)
![](http://static.ozone.ru/multimedia/books_covers/1000692487.jpg)
![](http://static.ozone.ru/multimedia/books_covers/1002147409.jpg)
현재로선 '그림의 책'에 불과하지만 여하튼 영역본이라도 완간되면 한번 구해볼 생각이다. 한국어본을 기대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얼마전에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와 사회>(새물결, 2012) 같은 대작이 나온 걸 고려하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물론 그 전에 반쪽짜리 <냉소적 이성 비판>만이라도 완역되면 좋겠지만.
![](http://image.aladin.co.kr/product/56/27/cover150/8990048451_2.jpg)
![](http://image.aladin.co.kr/product/98/24/cover150/8977756421_1.jpg)
슬로터다이크의 신작 가운데는 <당신의 삶을 바꾸어야만 한다> 같은 책도 있는데, 이 역시 500쪽이 넘어가는 분량이지만 베스트셀러라 한다. 3부작이 번역되길 기다리면서 막간에 읽어보면 좋을 듯싶다. 흠, '상당한' 막간이 필요할 것 같긴 하다...
12. 0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