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에서 '2012년 나를 움직인 책'을 골라달라는 청탁을 받고 쓴 짧은 추천사를 옮겨놓는다. 내가 고른 책은 리링의 <전쟁은 속임수다>(글항아리, 2012)이다.

 

 

 

동서양 고전 읽기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물론 『논어』인데, 수많은 번역서와 해설서가 나와 있음에도 여전히 새로운 책들이 더해지고 있고 독자들의 반응도 끊이질 않는다.

그 가운데 “『논어』가 이런 책이구나”란 감을 잡게 해준 책은 지난해에 나온 리링의 『논어, 세 번 찢기』였다. 리링은 베이징대 교수로 고고학·고문헌학·고문자학의 대가로 통한다. 『논어』를 종횡으로 읽어내는 그의 학식과 견해가 탄복할 만하여 이후엔 ‘리링의 모든 책’이다. 그가 펴낸 모든 책을 읽을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고맙게도 ‘리링 저작선’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올해 『논어』 주석서 『집 잃은 개』와 『손자』에 대한 강의록 『전쟁은 속임수다』가 함께 나왔다. 모두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특히 『전쟁은 속임수다』는 저자가 『손자』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이유를 알게 해준다. 『손자』에 관한 고증과 고문헌적 성과에 있어서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책이다.

리링은 중국 병법의 요체를 “전쟁에서는 속임수도 꺼리지 않는다”라는 말에서 찾는데, 그것을 “규칙이 없는 것이 바로 단 하나의 규칙이다”로 해석한다. ‘전쟁은 속임수’란 말의 뜻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는 말은 누구나 다 아는 손자의 가르침이다. 그 손자를 알려면 리링의 강의를 읽어보시길. ‘압도적!’이란 말은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이다.

 

1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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