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시몬느 베이유)의 책이 오랜만에 나왔다. <시몬 베유 노동일지>(리즈앤북, 2012). 원저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는데, 소개를 보니 편집된 책 같기도 하다(원저가 편집된 책인가?). 소개는 이렇다.

 

 

<시몬 베유 노동일지>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시몬 베유의 삶과 현실>에서는 T. S. 엘리엇과 체슬라브 밀로스의 글을 통해 시몬 베유의 짧은 생애를 이해해 보고자 했고, 지인들과 부모에게 보내는 시몬 베유의 편지들을 통해 그녀가 겪었던 현실의 순간을 보여주고자 했다. 제2부 <시몬 베유의 작품과 이상>에서는 시몬 베유의 사후에 발표된 여러 글들을 편집하여 실음으로써 그녀의 사상이 어떻게 글로 표현되었으며, 그 사상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했다.

아무튼 <중력과 은총>(이제이북스, 2008)과 합본으로 나온 <중력과 은총/철학강의/신을 기다리며>(동서문화사, 2011) 이후에 다시금 관심을 돋구는 책이다. 시몬 베유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강의를 하느라 자료를 꽤 모은 기억도 있다. 지금은 자료도, 기억도 다 흩어진 상태지만, <중력과 은총>의 한 구절 정도는 아직도 생생하다. "사랑은 우리들의 비참함을 말해주는 표시이다. 신은 자기 자신만을 사랑할 수 있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닌 다른 것만을 사랑할 수 있다." '불꽃의 여자' 시몬 베유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다.

 

 

그럼 아감벤은 뭔가? 엉뚱한 연상은 아니고, 아감벤의 학위논문 주제가 베유의 정치사상이었다. 하이데거나 벤야민만 아감벤의 '소스'는 아니었던 셈. 한겨레의 '진보 지식인 시리즈'에 소개된 대목이다.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났다. 로마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이후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 베유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 간행된 발터 베냐민의 이탈리아어판 전집 편집자를 지낸 뒤 베로나대학과 유럽·미국의 주요 대학에서 미학과 철학을 강의했다. 현재 베네치아건축대의 철학 교수로 있다. 대표작인 <호모 사케르>(Homo Sacer)는 이후 <아우슈비츠에서 남은 것>(1998), <예외 상태>(2002), <군림과 영광>(2007)을 거치면서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다.(한겨레)

 

안 그래도 이번 여름에 아감벤을 읽을 일이 있는데, 시몬 베유가 같이 읽어보면 뭔가 새로운 접속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베유의 책 가운데에서도 <중력과 은총> 외에 <전쟁과 일리아스>, <억압과 자유>, <뿌리 내리기> 등이 관심도서다. <억압과 자유>나 <뿌리 내리기>는 예전에 일부를 복사해둔 것 같기도 하다(번역도 됐을 것이다. 완역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감벤의 경우에도 <아감벤 사전>을 비롯해서 탐나는 신간들이 몇 권 된다. 번역까지 기다리기 어려워서 조만간 지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처럼 신앙이 없는 이에겐 '신을 기다리며'를 대신하는 것이 '책을 기다리며'이다...

 

12. 05.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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