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도스토예프스키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문학적 교양을 인정받을 만하다. 이 러시아 문호의 말을 타이틀로 한 책이 출간됐다. 이병훈의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문학동네, 2011). 저자는 '도스또예프스끼'란 표기를 쓰고 있어서 부제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삶과 예술을 찾아서'이다.

 

 

이미 두 권의 예술기행서 <백야의 뻬쩨르부르그에서>(한길사, 2009)와 <모스끄바가 사랑한 예술가들>(한길사, 2007)을 펴낸 저자이기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삶과 행적을 다룬 책의 출간이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반갑다! "웬만한 독서광들도 그의 작품을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책장 구석에 무의미한 장식물로 방치되어 있다"는 게 저자의 문제의식이고, 새로운 '안내서'가 그의 처방이다. "이 책은 독자들을 도스또예프스끼의 생애, 작품, 예술세계로 인도하는 안내서이다."

 

작가의 탄생과 유년시절, 시베리아 유형생활과 수년 간의 유럽체류, 그리고 말년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인간 도스토예프스키가 거친 행로를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자료들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안내해주고 있어서 도스토예프스키 독자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예비 대학생들이 이번 겨울에 <죄와 벌>이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손에 들고 싶다면, 나란히 펴보길 권하고 싶다.

 

 

병행독서가 가능한 독자라면 석영중의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예담, 2008)와 E. H. 카의 <도스또예프스끼 평전>(열린책들, 2011), 마르끄 슬로님의 <도스또예프스끼와 여성>(열린책들, 2011)을 같이 손에 들어도 좋겠다. 세상을 구원해줄 아름다움을 발견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장담컨대 도스토예프스키가 방학을 구제해줄 것이다.

 

 

톨스토이 독자에게도 즐거운 소식이 있다. <안나 카레니나>(펭귄클래식코리아, 2011) 새 번역본이 출간됐기 때문이다(모처럼 새로운 표지여서 더 눈에 띈다). 펭귄본이라곤 하지만 중역본이 아니라 러시아어 번역이고, 펭귄본의 해제가 더 들어가 있다.

 

 

<안나 카레니나>는 펭귄클래식으로 나온 첫번째 장편소설이며(그러니까 <전쟁과 평화>나 <부활>을 더 기대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톨스토이의 중단편은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무도회가 끝난 뒤> 세 권으로 갈무리돼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 두 작가를 읽는 것만으로도 1월은 풍족할 듯싶다. 러시아 모드에 맞게 눈도 펑펑 내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12.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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