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관심도서는 어제 구입한 W.J.T. 미첼의 <그림은 무엇을 원하는가>(그린비, 2010)이다. 부제는 '이미지의 삶과 사랑'. 저자는 시카고대학에서 영문학과 미술사를 동시에 강의하고 있는 드문 경력의 소유자로 대학원 시절 내러티브 이론에 관한 편저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이다. 국내에는 <아이코놀로지: 이미지, 텍스트, 이데올로기>(시지락, 2005)가 소개됐었다.

 

두번째 관심도서는 에드워드 윌슨의 <바이오필리아>(사이언스북스, 2010). 저명한 개미학자이자 사회생물학의 창시자가 펼치는 '생명사랑'론이다. <생명의 편지>(사이언스북스, 2007), <생명의 다양성>(까치글방, 2005)과 같이 '세트'로 묶을 만하다. 바이오필리아 3종 세트다.

 

역사분야쪽으론 앙리 피렌의 <마호메트와 샤를마뉴>(삼천리, 2010)가 있다. 소개에 따르면, "유럽 중세의 개막을 아주 새롭고 독창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서로마제국의 몰락과 게르만의 침입'을 통해 5세기 무렵 고대에서 중세로 이행했다고 보고, 유럽의 기원을 실질적으로 게르만족의 이동과 로마제국의 해체 과정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본다. 이런 관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저작이 바로 <마호메트와 샤를마뉴>이다."   

역자는 이렇게 거든다. "<마호메트와 샤를마뉴>의 역사학적 가치는 '폭발적인 연구를 유발한' 점에 있다. “피렌이 없었더라면 중세 초기의 경제사와 관련된 역사서술은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는 과장된 것이 아니다. 피렌 이후의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 책은 필독서이다. 중세 초기의 많은 연구서들이 피렌의 저서를 출발점으로 한다." 즉 중세초기 연구의 기폭제가 된 저작이라는 것. 그 성격이 문제적인 것인지, 고전적인 것인지는 좀더 확인해봐야 알겠다. 앙리 피렌(피렌느)의 책으론 <중세 유럽의 도시>(신서원, 1997)이 출간됐었다. 샤를마뉴에 대해선 발췌역이지만 아인하르트의 <샤를마뉴의 생애>(지만지, 2008) 등도 소개돼 있다.  

 

끝으로 남성중심적 고고학의 편견을 깨는 책,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알마, 2010). 원제는 '보이지 않는 성'이다. 그건 물론 여성을 가리킨다. "선사시대 사냥은 남자들만의 세계이며 여자들은 기껏해야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식물을 채집했을 것이라는 게 그동안의 통념"이었고 저자들은 그걸 깨뜨리고자 한다고. 덕분에 떠올리게 된 책은 로잘린드 마일스의 <최후의 만찬은 누가 차렸을까?>(동녘, 2005). "최초의 여성이 등장한 때부터 현대까지 세계의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쓴 세계사."이다. '보이지 않는 성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까... 

지방으로 강연을 가기 전에 급하게 몇 자 적는다. 몇 권만 꼽았을 뿐이지만, '전업'이 아닌 이상 이 책들을 다 읽을 순 없고, 일부는 눈요기로 때워야 할 형편이다(<바이오필리아>와 <마호메트와 샤를마뉴>는 아직 구입하지 못했다). '식탁'으로 가져온 책이라고 해서 다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10. 1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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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케빈 2010-11-05 11:04   좋아요 0 | URL
에드워드 윌슨의 바이오필리아 발행연도가 오기되었어요. 2010년인데..

로쟈 2010-11-05 11:11   좋아요 0 | URL
네, 수정했습니다.

무이 2010-11-05 11:10   좋아요 0 | URL
앙리 피렌은 임지현 선생이 <새로운 세대를 위한 세계사 편지>의 맺음말에서 언급하며 역사적 시각을 호평했던 학자였고 그 인상이 강해서 관심을 갖게 된 저자인데, <중세 유럽의 도시>와 같은 역자의 번역으로 주요 저작이 한권 더 나왔군요.. 소식 감사합니다^^

로쟈 2010-11-05 11:11   좋아요 0 | URL
어디서 이름을 들어봤다 했더니 그 책에서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