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일에 복귀하자 마자 해치우려고 계획한 일의 하나는 올해의 마지막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작성하는 것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웹진을 찾으니 아직 철학과 과학, 교양 분야의 추천도서가 올라와 있지 않지만, 그냥 나대로의 추천도서로 다 채워넣기로 하고서 '12월의 읽을 만한 책'을 꼽아본다.   

1. 문학  

신경숙 작가가 고른 문학분야의 책은 이기호의 <사과는 잘해요>(현대문학, 2009)이다. 이미 소개 페이퍼를 올려놓은 적이 있고 해서 군말을 더 필요없을 듯. 추천의 변은 이렇다. "<사과는 잘해요>는 젊은 작가 이기호의 첫 장편소설이다. 그 동안 단편소설 모음집인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두 권은 펴낸 바 있다. 이 작가는 출발부터가 독자로 하여금 책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듯 작품을 읽는 동안 웃음이 만발하게 하는 유머로 무장하고 등장했다.(...) <사과는 잘해요>는 제목에 등장하는 ‘사과’보다는 ‘죄의식’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 작가의 독특한 화법이 여전히 웃음과 가독성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웃을 수만은 없는 둔중한 근원적인 아픔이 남는 작품이다. 우리가 흔히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과’의 집단성과 사회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그 사과의 집단성과 사회성의 올해의 사회적 이슈이기도 하기에 여러 모로 음미해볼 만하지 않나 싶다.   

2. 역사 

이덕일 소장이 고른 역사분야의 책은 우동선 외, <궁궐의 눈물, 백 년의 침묵>(효형출판, 2009)이다. 이렇게 거명되지 않았다면 나로선 그냥 흘려보냈을 책이다. 궁궐의 역사가 눈물의 역사이기도 한 것은 다음의 소개를 통해 알 수 있다.  

"아마도 궁궐만큼 식민지 시대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현장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궁궐의 눈물, 백 년의 침묵>은 이토록 수많았던 궁궐 전각들이 식민지 시대를 거치는 100년 동안 어디로 사라져갔는지를 추적한 책이다. 19세기 말 북궐도형(北闕圖形)에 그려진 경복궁 내 전각 수는 모두 509동이었다. 그러나 식민지 시대를 거치고 남은 전각의 수는 불과 40동에 불과했다. 그 많은 전각들이 어떻게 사라졌으며 어디로 갔는지 체계적 연구가 부족한 것은 의아한 일이다.  

창경궁을 동물원인 창경원으로 만든 것은 일제가 조선의 궁궐을 어떻게 대접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심지어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과 임금의 침소였던 회상전이 남산의 일본계 사찰 조계사(曹谿寺)로 팔려나가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데 쓰였던 사실이나, 일본인 상대 요정에 팔려가 기생들의 놀이터가 된 사실, 고종이 평양에 세웠던 황궁인 풍경궁(豊慶宮)이 일제의 군사기지로 전락했던 사실들은 일제의 궁궐 훼철이 의도적이고 조직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조선조의 궁궐을 소개하는 윤돌의 <우리 궁궐 산책>(이비컴, 2008)의 부제가 '정겨운 朝鮮의 얼굴'인 것과 사뭇 대조된다. 아마도 예비적으로 읽어야 할 책은 홍순민의 <우리 궁궐 이야기>(청년사, 1999)일 듯싶다. "울에 남아있는 조선왕조의 5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경운궁(덕수궁)의 역사와 그곳에 살았던 왕들의 이야기. 저자는 궁궐이 세월의 풍상을 지나면서 훼손된 과정,특히 일제에 의해 의도적으로 파괴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조선왕조의 왕궁 문화를 촘촘히 되살리고 있다."고 소개된다.   

3. 철학  

나대로 고른 철학분야의 책은 리처드 번스타인의 <한나 아렌트와 유대인 문제>(아모르문디, 2009)이다. 예전에 아렌트에 관심을 갖고 있을 때 눈길을 맞춰둔 책인데(번스타인은 지명도 있는 철학자로 국내에 몇 권의 책이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아렌트 전공자인 선욱 교수의 번역으로 읽어볼 수 있게 됐다. 겸사겸사 국내 연구자들의 논물을 모은 <한나 아렌트와 세계사랑>(인간사랑, 2009)와 엘리자베스 영-브륄의 <한나 아렌트 전기>(인간사랑, 2007)도 같이 읽을 책으로 꼽아놓는다. 사실 영-브륄의 전기는 재작년에 <정치의 약속>(푸른숲, 2007)과 함께 '12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골라놓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방대한 분량의 책을 손에 집어들 여유가 없었는데, 내달엔 그 일부라도 펴보고 싶다.  

공교롭게도 아렌트에 대한 관심이 주기성을 띠게 됐는데, 되짚어보면 얼마전에 읽은 아감벤의 <목적 없는 수단>에서 아렌트의 '우리 난민들'(1943)이란 글이 인용된 걸 보고 관심이 되살아난 것이기도 하다. "아렌트는 자신이 겪은 난민 혹은 무국적자의 조건을 뒤집어 이 조건을 새로운 역사의식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24쪽)고 아감벤은 적었다. 우리시대의 정치철학적 패러다임이 '시민'이나 '민중'이 아니라 '난민'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아감벤의 주장에 공감하게 되면서 덩달아 아렌트의 난민론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출간돼 나온 그녀의 유대인론에 대한 관심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4. 정치/사회   

강정인 교수가 고른 정치/사회분야의 책은 라틴아메리카 전문가인 이성형 교수의 <대홍수>(그린비, 2009). 저자의 책으론 봄에 나온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적 민족주의>(길, 2009)에 이어진 것이다. 책의 내용은 '라틴아메리카, 신자유주의 20년의 경험'이란 부제가 집약해준다. 부제만 보자면, <신자유주의 이후의 라틴 아메리카>(모티브북, 2008)란 책과 같이 묶일 수 있겠다.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이 책은 1992년 외채 위기 이후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 진행된 신자유주의 개혁의 명암과 최근의 중도좌파 정부에 의한 신자유주의 타개 경험을 다루고 있다. 이 지역 국가들은 신자유주의 개혁을 도입하면서 실업의 증가, 고용의 불안, 사회적 양극화 등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경제적 시련과 좌절을 겪었다. 이 책의 제목 ‘대홍수’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으로 인해 파괴된 삶의 터전을 상징하는 단어다."

 

해서,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는 게 추천의 변이다. 모처럼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관한 책이 언급된 김에 몇 권 더 꼽아본다. 애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수탈된 대지>(범우사, 2009)는 라틴아메리카 500년사를 다룬 이 분야의 고전으로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다. 그리고 <라틴아케리카의 근대를 말하다>(그린비, 2008)는 <대홍수>가 포함된 '트랜스라틴' 시리즈의 첫권으로 나온 책으로 "‘근대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서구중심주의를 벗어나려는 라틴아메리카 지식인들의 논쟁을 담았다. ‘라틴아메리카의 근대가 언제부터였는가’라는 주제를 인류학, 역사학, 지리학, 문학 등의 학제적 연구를 통해 해명한다. 주로 서구학계에서 만들어진 근대성 담론을 비판한다." 이 역시 우리의 근대성 논의에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겠다. 그리고 김영길의 <남미를 말하다>(프레시안북, 2009)는 저널리스트의 생생한 현장 리포트이다. 몇 권을 겹쳐 읽으면 대략 라틴아메리카의 좌절과 희망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겠다.  

5. 경제/경영 

이준구 교수가 고른 경제/경영 분야의 책은 토드 부크홀츠의 <유쾌한 경제학>(리더스북, 2009). 예전에 <유쾌한 경제학>(김영사, 1997)이라고 나왔던 책이 다시 출간된 걸로 보인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김영사, 2009)가 개정판이 나온 것처럼. 추천의 주된 이유는 저자의 글솜씨에 있다. "경제학 서적 중 토드 부크홀츠가 쓴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만큼 오랫동안 스테디셀러의 위치를 차지해 온 책은 극히 드물다. 경제학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 무슨 책을 읽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바로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는 답이 자주 나온다. 이 책에서 보여준 부크홀츠의 글 솜씨는 정말이지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그 책의 속편 격인 <토드 부크홀츠의 유쾌한 경제학>에서도 그의 번뜩이는 재치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래서 뛰어난 책은 아니지만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어볼 만하다는 것.    

6. 과학 

나대로 고른 과학 분야의 책은 저명한 뇌과학자인 마이클 가자니가의 <왜 인간인가?>(추수밭, 2009). 이미 전작인 <윤리적 뇌>(바다출판사, 2009)와 함께 소개 페이퍼는 올려두고 나는 원서까지도 도서관에서 대출해놓았지만 아직 읽을 짬을 못 내고 있는 책이다. 역시나 바쁘겠지만 12월엔 시간을 좀 낼 수 있으면 좋겠다.  

 

대중성에서 가자니가의 책에 밀리긴 했지만 대니얼 데닛의 <자유는 진화한다>(동녘사이언스, 2009)는 뇌과학과 인지과학이 마음의 철학에 어떤 통찰을 던져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저작으로 개인적으론 12월의 독서목록에 올려놓은 책이다. 뇌과학 입문서로 출간된 데이비드 린든의 <우연한 마음>(시스테마, 2009)와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갤리온, 2008)도 같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 기묘한 뒤죽박죽으로 진화된 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클루지>는 작년에도 '12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골랐었는데, 뇌과학에 대한 관심 또한 주기적인 모양이다(그만큼 주기적으로 이 분야의 책들이 나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7. 예술 

김춘미 교수가 추천한 예술분야의 책은 정준호의 <이젠하임 가는 길>(삼우반, 2009)이다. 제목만으론 감을 잡을 수가 없는데,' KBS 'FM 실황음악' 진행자 정준호가 이야기하는 음악과 예술'이 부제다. 추천사에 따르면, "음악해설가 정준호는 좋은 작품을 고르고, 그것을 연주한 사람들의 연결고리, 작품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사건들, 다른 장르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들, 작곡가가 그 작품의 첫 번째 음을 적기까지 있었던 많은 일들의 입체적 맥락을 풍부하고 맛깔스럽게 드러내 놓았다. 이 책에서는 따로따로 알고 있던 사실들이 입체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음악 안으로 녹아들어가는 과정을 읽는 큰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음악에 과문한 탓에(FM도 듣지 않는 탓에) 저자는 생소한데, 이미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삼우반, 2006)을 출간한 이력이 있고, '현대 음악의 차르'에 대한 평전 <스트라빈스키>(을유문화사, 2008)도 쓴 바 있다. 왜 제목이 '이젠하임 가는 길'인가? 저자의 답변은 이렇다. 



“16세기 이탈리아 다성 음악의 절정을 이루었던 팔레스트리나는 몬테베르디라는 새로운 시대의 총아에게 자랑스럽게 자리를 내어준다. 이들의 이야기를 20세기 초에 한스 피츠너라는 독일 작곡가가 오페라로 만들었다. 피츠너의 ‘예술가 오페라’는 후배인 힌데미트가 <이젠하임 제단화>를 그린 중세 화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를 주인공으로 오페라를 쓰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뤼네발트의 그림에 나오는 세바스찬과 안토니우스 성인은 브람스의 변주곡과 드뷔시가 쓴 극 부수음악의 주인공이다. <이젠하임 제단화>는 이 책을 가로지르는 핵심 코드이다.”(6쪽) 

 

8. 교양 

나대로 고른 교양서는 윤미화의 <깐깐한 독서본능>(21세기북스, 2009)이다. '파란여우'님이란 닉네임이 아직은 더 친숙한데, 알라딘 마을 면장님의 책을 리스트에서 빼놓긴 어려운 일이다(내 책은 리스트에 못 올려놓더라도). 하지만 그런 '정치적' 이유는 부수적이고, 책은 보기 드문 하중과 함량을 자랑한다. 책읽기를 통해 깐깐한 '교양'이 무엇인지 경험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강추할 만하다. 덧붙여 요즘 독자층이 부쩍 늘어난 듯싶은 유네하라 마리 여사의 <대단한 책>(마음산책, 2007)도 같이 읽어봄 직하다. 요네하라 마리 독자들에겐 말이 필요없는 '대단한' 독서기. 거기서 더 여유를 부릴 수 있다면, 크리스티아네 취른트의 <책>(들녘, 2003)까지 손에 들어볼 수 있겠다. '책에 대한 책'으로 네버 엔딩 책 얘기이다...  

9. 실용 

손수호 논설위원이 고른 실용서는 고다마 사에의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책공장더불어, 2009)이다. '유기동물'이란 주제를 다룬 드문 책인 듯싶은데, 저자의 사연은 이렇다고. 

“1997년 봄, 회사 근처 선로 옆에 하늘색 쓰레기 봉투가 버려져 있었다. 봉투에는 ‘죽은 개’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고, 빨간 목걸이를 한 하얀 개가 죽어 있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책은 이런 물음에서 출발해 동물의 존엄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출발은 유기동물 문제가 심각한 일본이다. 무책임하게 버려져 살처분 운명을 맞는 동물은 1년에 개 16만 4,209마리, 고양이 25만 5,628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저자는 그러나 개인적인 슬픔과 안타까움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유기동물에 관한 사진전.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곳곳에서 전시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그 곳에서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동물의 생명에 대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책은 사진전을 옮겨 놓은 형식이다. 

저자가 내미는 책의 결론은 이런 것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에게 인간과의 우정과 신뢰는 삶의 모든 것이다.” 생각보다 무거운 울림을 던져주는 책이다. 이 번역본을 낸 출판사 '책공장더불어'는 ‘동물전문 1인 출판사’인데, 리디아 히비의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를 시작으로 하여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 등 오직 동물을 주제로 다룬 책만을 여러 권 출간했다. 어느 정도 고정독자층도 형성된 듯싶은데, 이런 전문/특수 분야를 전담하는 출판사들이 좀더 많아지면 출판계도 좀더 다양해지고 풍성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10. 다윈주의 

끝으로 내 맘대로 고르는 주제는 '다윈주의'로 잡았다. 물론 올해가 다윈 탄생 200주년이었던 걸 고려해서다. 아직 <종의 기원>과 <인간의 유래> 새 번역본이 나오진 않았지만, 최근에 두툼한 <다윈 평전>(뿌리와이파리, 2009)가 출간되어 분위기를 살리고 있고, 그밖에도 몇 권의 관련서가 더 나왔다. 개인적으론 마이클 셔머의 <왜 다윈이 중요한가>(바다출판사, 2008)을 손에 들어보려고 한다. 그건 그의 신작 <진화경제학>(한국경제신문, 2009) 때문에 다시금 상기하게 됐기 때문이다. 다윈과 다윈주의 관련서들이 몇 권 출간될 듯하므로 해가 넘어가도 '다윈'은 여전히 출판계의 화두가 될 듯싶다. '놀랍고 색다른 이야기'들이 더 많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09. 11. 29.  

P.S. 올해의 마지막 고전은 이지(이탁오)의 <분서>(한길사)이다. 1, 2권이 2004년에 나왔고, 속편은 2007년에 번역되었다. <이탁오 평전>(돌베개, 2005)은 조금 뒤적여보았지만, 나는 <분서>를 챙겨놓진 않았는데, 그건 책이 2004년 '당신이 없는 사이에' 출간된 사정과 관련이 있다. 러시아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식견을 갖고 있지 않았다('이탁오'란 이름만 들어보았을 정도). 그러다 문학평론가 정여울씨의 책에서 인상적인 독후감을 읽고 관심을 갖게 됐고, 피에르 부르디외가 <호모 아카데미쿠스>(동문선, 2005)의 서문에서 그 책을 자신의 '분서'라고 일컫는 걸 보고 흥미가 이어졌다. 하지만, 역시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분량의 책은 아니어서 독서는 미뤄두고 있다. 이번에 골라놓는 것은 파란여우님의 강추 덕분이다(독후감은 <깐깐한 독서본능> 참조). 면장님은 이렇게 적었다. 

"분서를 읽는 동안 슬프고 외로웠다. 분서 속의 이지가 자꾸 술을 권했음을 고백한다. 다수와는 다른 사상을 지녔다는 이유로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결국에는 스스로 목에 칼을 그어 죽은 인간 이지의 고독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해서, 이지를 읽을 독자라면 냉장고에 술병을 댓 병 대기시킬 것을 권한다."(<깐깐한 독서본능>, 187쪽)  

볼과 함께 시작한 우리의 한 해는 술병과 함께 저물어갈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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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9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9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펠릭스 2009-11-29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시니 좋습니다.
영화 '2012'처럼 지구 환경의 급변때는 '홍수'가 동반되더군요.
'룰라'의 '신자유주의' 대한 극복에 대해 읽고 싶군요.

로쟈 2009-11-29 21:34   좋아요 0 | URL
여러모로 반면교사가 되는 나라들입니다. 우리도 그 나라들의 반면교사가 될지도 모르겠구요...

sophie 2009-11-2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돌아오셨어요? ^^
저는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가 눈에 띄네요. 여기 미술사 전공하는 학생 얘기를 들어보니 수업에서 그림에 영향을 받은 음악을 감상하고 미술과 음악에 대해 얘기한다고 합니다. 예전에 오히려 미술, 음악이 넘나들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상적인 수업인 것 같아 양해를 구하고 청강을 하기로 했는데 무소르그스키의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한 답니다. 공부 좀 좋이 해야겠어요. ^^

로쟈 2009-11-29 21:35   좋아요 0 | URL
흠 너무 일찍 컴백한 건가요?^^; <보리스 고두노프>에 대한 강의는 저도 듣고 싶은데요...

수유 2009-11-29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반려 동물의 죽음이나 유기견 이야기, 학대받는 동물들, 로드킬 당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기는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애써 외면하기도 하지요..

<이젠하임 가는길> 눈에 들어오네요^^

로쟈 2009-11-29 21:35   좋아요 0 | URL
네, 그러실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