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한 교양강좌의 다음 학기 일정을 짜보았다(니체와 쿤데라 등을 읽을 예정이다). 대학강의 중에도 미리 일정이 예정돼 있는 것이 있다(20세기 러시아문학을 읽을 예정이다). 그런 '스케줄'을 짜다 보면, 한 학기와 1년이 얼마나 짧은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하기야 요즘 같은 세월은 몇 년 없는 걸로 쳐도 무방하겠지만 말이다. 새로운 이상 전집 출간 소식을 접하고 먼저 든 생각은 또 내년 봄엔 이상 문학에 대한 강의도 집어놓어야겠다는 것(이상의 나이도 이제 100세가 된다!). 금방이라도 일년이 지나갈 것만 같다. 그렇게 한 4년쯤 어서 지나갔으면 싶다... 

경향신문(09. 04. 17) 권영민 교수의 새로운 해석, 다시 태어난 ‘이상’

문학평론가 권영민 교수(61·서울대 국문과)가 새로운 <이상 전집>(총4권·뿔)을 펴냈다. 이상의 문학과 습작 노트 등을 총망라하고 새로운 해석을 보탰다. 전집 출간과 이상의 기일(4월17일)을 기념하기 위해 문학평론가 이어령·김윤식, 시인 고은·이승훈·김승희, 안상수 홍익대 미대 교수, 김정동 목원대 건축학과 교수,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등 16명이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 모였다. (사진) 

 

권영민 교수는 “이상은 한국 사회의 근대화, 물질문명의 발달 등 소위 ‘모더니티’의 문제를 가장 먼저 질문한 작가”라며 “ ‘모더니티’의 문제는 현재에도 계속 제기되는 만큼 이상 문학을 해석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1977년 이상 전집을 펴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 석좌교수는 “이상의 좋은 작품이 계속 연구돼 새롭게 해석되는 것은 한국 문학계의 경사”라고 했다. 90년대 초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전집을 펴냈던 이승훈 시인은 “이상은 내 창작의 뿌리”라며 “이상의 전위적 실험성, 아웃사이더적 성향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상 시에 나타난 타이포그라피적 측면을 연구한 안상수 교수는 “이상은 한국 현대 타이포그라피의 첫 발자국을 찍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전집에서 모든 작품의 원전과 함께 현대 표기법에 맞는 한글본을 실어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토록 했다. 또한 이상 작품의 난해성과 파격적 실험성 때문에 방치되었던 구절들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는데, 특히 성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해석된 몇몇 작품을 바로잡은 것이 눈길을 끈다. 시 ‘且8氏의 出發’(차8씨의 출발)의 경우, 그간 성행위를 묘사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절친했던 화가 구본웅과의 우정을 그린 시라고 풀이한다. 차(且) 아래 팔(八)을 붙여 쓰면 그것이 바로 구씨의 성인 구(具)자가 되고, 아라비아 숫자 8은 꼽추였던 구본웅의 기형적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상 탄생 100주년인 내년에는 이상과 주변 사람들의 작품과 그림 등을 모아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이영경기자) 

09. 04. 17. 

P.S. 예전에 나온 전집들의 이미지도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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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7 12: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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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7 2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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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7 15: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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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7 2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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