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산책 나가는 기분으로 새로 나온 책들의 리뷰를 훑어보는 일이 습관처럼 돼 버렸지만 이번주 '산책'은 그다지 흥이 나지 않는다. 묵직한 책들이 눈에 띄지 않고 관심도서도 별로 없어서이다(게다가 몇 권은 주중에 다루었기에 덧붙일 말도 없고). 그러는 와중에 겸사겸사 저자 한 사람과 안면을 터두기로 한다. 고고학자 C.W.쎄람. 이미 여러 권의 책이 국내에 소개돼 있는 대중적인 고고학 저술가이다('세람'이라고도 표기돼 왔다). 이번에 나온 책은 'C.W.쎄람의 사진으로 보는 고고학 역사 이야기'를 부제로 달고 있는 <몽상과 매혹의 고고학>(랜덤하우스코리아, 2008)이다. 일종의 고고학사이며 사실은 'A Picture History of Archaeology'가 원제이므로 국역본의 경우 제목과 부제가 뒤바뀌었다고 해야겠다. 소개기사를 스크랩해둔다.

문화일보(08. 03. 07) 옛 문명에 대한 상상과 도전 고고학 300여년사를 말한다

1485년 4월 로마 아피아가도에서 인부들이 우연히 석관을 발견하자, 석관 속 시신이 완벽하게 보존된 미모의 아가씨였던 덕분인지 단 하루 만에 2만여명의 구경꾼이 몰렸다. 과거의 로마에 쏠리는 세인의 관심은 고고학으로 이어졌다. 고대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고, 새롭게 드러난 현장과 자료를 토대로 사라졌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를 되살려내는 본격 고고학은 18세기 초에 출발했다. 서기 79년 8월20일 베수비오화산 폭발로 매몰됐던 폼페이에서 나폴리 토목기사 알쿠비에레의 지휘로 1748년 첫 발굴 작업이 이뤄졌다.

고고학은 문헌 조사, 현장 발굴 등 과학 분석이 행해질 뿐 아니라 역사가, 탐험가, 지리학자, 여행가 등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시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해온 학문. 고고학이 태동한 18세기 초부터 21세기인 현대에도 낭만적인 모험에 대한 꿈과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현재진행형 학문이다. 지금도 소설, 미술, 공연 등을 통해 끊임없이 부활하는 이집트문명 등 고대문화는 해석과 재구성을 통해 오늘과 이어지고 있다.



국내서 번역 출간된‘낭만적인 고고학 산책’(원제 ‘신, 무덤, 그리고 학자들’)을 통해 고대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일깨운 저자는 독일의 신문기자이자 출판인. 트로이, 이집트, 멕시코 등 고대문명 현장의 사람과 일화를 중심으로 1957년에 펴낸 이 책은 최근 50여년간의 발굴사가 빠진 50년 전 저서지만 고고학 300여년사와의 매혹적인 만남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어려서부터 트로이 발굴을 꿈꾸었고 오십 나이에 모험가적 기질의 두 번째 아내를 맞았던 독일인 하인리히 슐리만. 그는 1870년부터 1873년 100~150명의 인부를 동원해 호메로스의 글 등에서 그 존재가 전해져온 트로이의 발굴을 감행했다. 아내의 머리에 씌운 트로이의 황금장신구에서 남다른 상상력으로 신화 속 헬레나의 흔적을 짚어냈던 그는 자수성가한 사업가 출신으로 독학파 발굴 전문가였다. 이집트가 세계 고고학계에 문호를 개방한 것은 1789년 나폴레옹 원정 때였다.

옛 멕시코 건축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독일 남작 훔볼트에 의해 18세기 후반 시작됐다. 1799년 프랑스공병대가 나일강변 로제타에서 발견한 현무암조각인 로제타석이 담고 있는 고대이집트 상형문자의 비밀을 해독한 이는 프랑스의 학자 샹폴리옹이다.

발굴 초기의 현장에 대한 구체적 묘사가 간접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문명의 발상지에서 펼쳐지던 각종 발굴 사례는 이국 문화 유물의 파괴와 약탈과도 맞물리며 이질적인 문화의 만남을 증언한다. 영화 ‘인디아나존스의 모험’ 등을 통해 익숙하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다가서는 고고학의 주인공들이 구체적인 일화를 통해 되살아난다.(신세미기자)

08. 03. 08.

P.S. 개인적으론 한번도 고고학에 매혹을 느껴본 적이 없다. 어린시절 흥미를 느낀 쪽은 고고학이 아니라 천문학이었기에. 그런 탓으로 소장하고 있는 고고학 관련서는 아마도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가 아닌가 싶다(물론 <지식의 고고학>이나 <폭력의 고고학> 같은 책들까지 포함한다면 사정은 달라지겠지만). 그럼에도 혹 '변심'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구입하고픈 책은 쎄람의 책들과 함께 <현대 고고학의 이해>(사회평론, 2006)와 <과거 읽기 - 최근의 고고학 해석방법들>(학연문화사, 2007) 등이다. 고고학 전공 교재로 사용되고 있을 법한 책들이다.

국내서라면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뿌리와이파리, 2005)와 한국 고고학회에서 펴낸 <한국 고고학 강의>(사회평론, 2007)가 입문서이자 교양 교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현대 고고학의 이해>와 <한국 고고학 강의>는 작년 이맘때 쓴 '고구려와 러시아 고고학'(http://blog.aladin.co.kr/mramor/1078355)에서 한번 꼽아본 책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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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 2008-03-10 22:47   좋아요 0 | URL
학교 소모임 중 공부할 <한국고고학강의>보다 전에 사 둔 <지식의 고고학>을 얼른 읽고 싶네요. 해야 할건 해놓고 읽어야 하지만;;;

로쟈 2008-03-11 23:30   좋아요 0 | URL
설마 '현장'에서 <지식의 고고학>을 읽거나 하시진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