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흐린날에(원고 때문에 하루종일 집에 있어서 바깥 날씨가 정확히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어울리겠다 싶어서 유튜브에서 찾아 들은 노래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그룹 키노(리더가 '빅토르 최'이다)의 '슬픔'(Pechal)이다. 여가수 젬피라가 키노에 대한 오마주로 부른 '슬픔'과 번갈아가면서 듣는다. 키노의 노래는 마지막 콘서트(1990) 실황이다.
-키노의 '슬픔' http://www.youtube.com/watch?v=Qi042YL9ZOI, 아니메 버전은 http://www.youtube.com/watch?v=-aO3EdHtrXM, 그리고 윤도현 밴드가 리바이벌해 부르기도 한 키노의 대표곡 '혈액형' http://www.youtube.com/watch?v=1HKXMBfDxR0. 빅토르 최가 주연을 맡기도 했던 영화 <바늘>에 삽입된 '혈액형'은 http://www.youtube.com/watch?v=dFUUTE58n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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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피라의 '슬픔'은 http://www.youtube.com/watch?v=ukyvI_T9zpA, 내가 좋아하는 젬피라의 노래는 '안녕' http://www.youtube.com/watch?v=ba14p-hic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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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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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슬픔'이란 주제로 얼른 생각나는 시들은 정현종의 시편들인데, 그 중 가장 코믹한 것은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란 시이다(사진은 모스크바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안다고 우쭐할 것도 없고
알았다고 깔깔거릴 것도 없고
낄낄거릴 것도 없고
너무 배부를 것도 없고
안다고 알았다고
우주를 제목소리로 채울 것도 없고
누구 죽일 궁리를 할 것도 없고
엉엉 울 것도 없다
뭐든지간에 하여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그게 활자의 모습으로 있거나
망막에 어른거리는 그림자거나
풀처럼 흔들리고 있거나
그 어떤 모습이거나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나는 '슬픔'이 사람으로 붐비는, 지랄 맞은 인문학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활자의 모습으로 있거나 그 어떤 모습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