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요제프 로트의 ‘나의 소설 <라데츠키 행진곡>에 부치는 머리말‘에서 가져왔다. 마지막 두 문단이다. 작가의 말이 대개 그렇듯, 어떤 주제의식이나 정념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는지 알게 해준다. 오스트리아 문학은 오스트라아 제국의 경험, 구체적으로는 그 몰락의 경험을 다룬 문학이다(제국의 멜랑콜리를 담은 문학이라고 해도 좋겠다). 오스트리아문학의 3대 장편소설로 꼽고 싶은(흥미롭게도 거의 같은 시기에 나왔다) 로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헤르만 브로흐의 <몽유병자들>, 그리고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나머지 두 작품도 묶어서 강의하면 좋겠다...

나에게뿐만 아니라 나와 마찬가지로 조국과 세상을 잃고 외국을 떠도는 많은 동포들에게 잘 알려지고 친숙한 오스트리아는 이 나라가 있을 당시에는 수출용 오페레타들에서 드러났었으며, 망한 뒤에는 싸구려 수출 영화들에서 그려지고 있는 오스트리아와는 전혀 다릅니다. 나는 트로타라는 기이한 가문을 알게 되고 사랑했으며, 이들에 관해 나의 책 <라데츠키 행진곡>에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들은 오스트리아인에 섞여 사는 스파르타인이었습니다. 우리는 트로타 가문의 융성과 몰락을 보며 저 으스스한 역사의 의지를 깨닫고, 역사는 한 가족의 운명에서 역사 권력의 운명을 보여준다는 것을 느껴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민족들은 사라지고 제국들은 없어집니다. (사라지는 것들로 역사는 이뤄집니다)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 중에서 기이하면서도 인간적이고 특징적인 것을 찾아 기록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입니다. 역사가 그 가치를 알아채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떨어뜨리는 듯보이는 개인의 운명들을 주워모아야 하는 숭고하면서도 겸허한 임무를 작가는 맡고 있습니다. - P4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