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기행 3일차는 카프카로 시작해서 카프카로 마무리되었다. 일정이 조정되면서 카프카의 무덤과 카프카박물관을 하루에 찾아보게 되어서다(카프카를 위해선 더 잘된 일이다). 아침에 신유대인묘지로 가서 카프카의 무덤을 보고 프라하 근교 테레진(나치의 테레지엔슈타트) 수용소를 다녀와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다시 카프카 일정을 소화했다.

테레진 수용소 방문 소감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방문과 같이 엮어서 나중에 적기로 하고 카프카 일정만 요약한다(프라하를 처음 찾았을 때 온도시가 카프카로 덮여있는 듯한 인상을 받은 기억이 난다). 어제 내려왔던 프라하성 계단길을 다시 걸어올라가 황금소로의 카프카 작업실(1916-17년 사이 5개월쯤 머물며 <시골의사> 수록 작품들을 쓴 집)을 보고나서 일행은 캄파섬의 카프카박물관으로 향했다.

나로선 8년만에 다시 찾은 것인데 과거와는 전시 내용과 순서가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했다(카프카의 배우 친구 이차크 뢰비의 대한 별도의 전시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벽에만 사진이 붙어 있고 따로 보이지 않았다. 작년봄 오스트리아문학기행 때 다시 찾은 프로이트박물관에서 느꼈던 낯섦 만큼은 아니어도. 프로이트박물관을 처음 찾은 것도 카프카문학기행 때였다).

카프카박물관을 나와 다시금 구시가지로 이동할 무렵에는 벌써 짧은 겨울 해가 지고 있었다. 카프카 생가 건물 앞에서 어제 못 찍은 단체사진을 찍고서 유명한 카프카 동상을 찾아갔을 때는 이미 캄캄해진 다음. 야로슬라프 로나가 초기작 <어느 투쟁의 기억>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유명한 동상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카프카 데이 일정은 종료되었다(전체일정은 천문시계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카프카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동상까지.

설국문학기행을 별도로 하면 겨울문학기행은 맨처음 러시아문학기행어 이어 9년만이다. 여름보다 해가 많이 짧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아침해는 러시아 때보다 빨리 뜨는 것 같지만). 원래는 프라하 일정에서 오후엔 자유시간을 갖기로 비워놓았지만 지연출발이 원인이긴 했어도 어제오늘 자유시간을 거의 갖지 못했다. 저녁을 먹은 뒤에야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서점 한곳에 들러 잠시 체코어책(영어로 나온 체코작가들의 책 코너에서 제일 오래 머물렀다)을 둘러본 것이 전부였다.

프라하의 남은일정은 카렐 차페크. 날이 밝으면 아침일찍 비셰흐라드 묘지의 차페크 무덤을 찾고 이어서 차페크박물관을 방문한다. 그러고는 쿤데라의 고향 브르노로 향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체코의 제2도시 브르노의 인구는 40만 가량(프라하가 140만이다)이고 모라비아지방의 중심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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