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는 익사자들의 성인이 있지
익사자들의 수호성인은
익사당한 얀
네포묵 출신의 얀
얀 네포무츠키
그는 성자가 되어 성 얀 네포무츠키가 되지
한국인은 성 네포묵이라고 불러
네포무츠키는 먼 나라 사람이지
네포묵이 정겨운 이름이지
네포묵은 박해받은 성인
왕비의 고해신부 네포묵은
바츨라프 4세의 심문을 받지
아내를 의심하는 왕에게도
고해성사의 비밀은 지켜야 한다네
네포묵은 비밀유지의 수호성인
네포묵은 혀기 잘리고 강물에 던져졌다네
카를교에서 불타바강으로 던져졌다네
시신을 건졌을 때 다섯 개의 별이
강물 위에 떠올랐지
아름다운 전설이 시작되었지
수호성인 네포묵이 전설이 시작되었지
온 세상 모든 익사자들의 성인이 되었지
프라하의 카를교에는
성 네포무츠키 성인상이 서 있네
왕비의 고해와 성인의 죽음이 새겨진
동판을 누구나 어루만지며
소원을 빈다네
비밀의 소원을 빈다네
카를교를 찾을 때마다 만나는
성 네포무츠키
(프라하성 비투스성당에는 그의 은제 관이 있어)
얀 네포묵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바츨라프의 안부가 궁금하네
의심받은 왕비는 무사했을까
왕비는 바이에른의 소피아
네포묵의 순교에도
소피아는 남편보다 오래 살았다네
바츨라프 4세는 뇌줄중으로 급사했다네
(바츨라프의 관도 비투스성당에 있다는군)
바츨라프의 혀는
바츨라프 영혼은
어디로 던져졌을까
아무도 관심이 없는지
전설은 침묵을 지킨다네
카를교 다리 아래
갈매기들처럼
블타바강의 겨울손님
붉은부리 갈매기들처럼
떼지어 숨죽이고 있는
갈매기들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