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령에 바로 응답한 책이 스티븐 내들러의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과 진태원의 <스피노자 윤리학 수업>이다(두 책의 바탕이 되는 <신학정치론>과 <에티카> 새번역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단 두 권을 출발점 삼아 읽는다. 출발점은 데카르트와 스피노자의 차이, 혹은 근대철학의 두 갈래 길이다...

데카르트의 자연철학에서 진정한 원인으로서의 신과 신에 의해 움직이는 자연 사이에는 초월적인 간격이 존재합니다. 신은 자연 바깥에서 자연을 창조하고 자연을 계속 움직이는 원인이며, 자연 그 자체는 아무런 내재적 원인으로서의힘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스피노자는 취른하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연적 실재들에 관한 데카르트의 원리는 전혀 부조리한 건 아닐지 몰라도 아무 쓸모도 없다고 주저 없이 주장했던 것입니다.
반면 스피노자는 물질적 자연 또는 물리적 우주를 표현하는 연장을 신의 본질에 포함시킵니다. 데카르트와 달리 스피노자에게 연장은 신 바깥에, 그리고 신보다 존재론적으로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의 본질을 구성하는 것이며, 따라서 신과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곧 스피노자의 자연은 신이 지니고 있는 무한한 원인으로서의 역량을 내재적으로 포함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스피노자의 연장, 곧 물리적 우주는 데카르트와 달리 무한하게 많은 것들이 무한하게 생산되는역동적인 자연입니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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