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블레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클라겐프르트에 도착했다. 원래 예정보다 시간을 당겨서 오후 3시에 출발했는데, 중간에 예세니체라는 마을에 들르기 위해서였다. 한트케의 ‘슬로베니아‘ 소설 <반복>(1986)의 배경이어서 경유지로 선택했다(크고 낡은 정거장이 인상적이었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을 대수롭지 않게 통과하여 남부 케른텐주의 주도, 클라겐푸르트에 도착하니 오후 5시경이 되었다. 도시의 외양만 보면 인구 10만의 도시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인구는 류블랴나의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뭔가 더 커보이는 도시.
여장을 풀고 근처 서점을 검색해서 찾아가보았는데 규모는 컸지만 쇼핑몰 안에 위치한 서점으로 대중서 위주로 구비돼 있는 듯 보였다. 문학코너에서도 이름을 아는 작가보다 모르는 작가가 훨씬 많았다. 한강, 한트케, 바흐만 등이 반가운 이름이었지만 특이하게도 무질의 책은 보이지 않았다. 이 도시를 찾은 목적이 무질박물관 방문인데!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겸사겸사 클라겐푸르트의 밤거리를 20분쯤 둘러볼 수 있었다. 도시 알아맞히기를 하면 고난도 문제가 되겠다 싶다. 아직은 클라겐푸르트의 시그니처를 알지 못해서일 수도. 이곳 시간으로 아침 9시가 되었다. 슬슬 무질과의 대면을 준비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