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첫 일정은 예정대로 토마스 만의 무덤을 찾는 것이었다. 취리히 근교 킬히베르크 공원묘지의 가족무덤이라는 게 사전정보였는데(그리고 사진상으로는 외진 곳 같은 인상이었다), 막상 가보니 작은 규모의 교회묘지였고 어렵지않게 무덤을 찾을 수 있었다. 1955년 사망하자 묻힌 자리에 아내와 자녀들도 같이 묻혔다(망명지 미국에 남았던 장남 클라우스 만은 따로 묻혔겠다).

흐린 날씨였지만(오후가 되면서 개었다) 묘지 주변의 경관이 아담하고 조용하고 아름다워서 작가의 안식처로 좋아보였다. 묘비도 크지 않고 조촐했다. 토마스 만의 장소로는 뮌헨과 뤼벡, 그리고 베네치아에 이어서 네번째로 찾은 곳. 오후에 찾을 다보스가 다섯번째이자 아마도 마지막 장소일 것 같다. 토마스 만의 무덤 앞에서 독일소설사와 세계소설사에서 토마스 만이 갖는 위치와 의의에 대해 짧은 강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어서 생모리츠로 향하고 있는데 스위스의 산과 호수, 계곡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막 단풍의 계절로 진입하고 있어서 한국에서 보지 못한 올해의 단풍을 스위스에서 먼저 즐기고 있다. ‘지루한‘ 나라 스위스의 자연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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