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가까운 극장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관람했다. 일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하는 가족관람이었다. 가족관람은 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는데, 어제는 '좀 무겁다'는 언질을 미리 주었다. 그리고 '재난영화'라고 덧붙였다(가족관람으로 본 몇편의 재난영화가 있었다. 2016년의 <터널> 같은). 



괜찮은 영화라는 얘기를 듣고 금요일밤에 곧바로 관람을 결정했고, 역시나 '괜찮은 영화'였다. 리뷰를 적으려는 건 아니어서 짧게 줄이면, 코맥 맥카시 원작의 <로드>보다 훨씬 낫다. 재미나 연기나 주제에서. 한국형 재난영화라는 장르를 따로 설정해도 좋겠다. 


  














영화 제목의 저작권을 따로 주장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목은 디자인 연구자 박해천의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가져온 것이다. 2011년에 나온 책이고 현재는 절판상태. 그즈음에 아파트 관련서가 여러 권 나왔는데, 박해천의 후속작 <아파트 게임>과 박인석의 <아파트 한국사회> 등이 떠오른다. 















선구적이었던 건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의 책들이다. 특히 2007년에 나온 <아파트 공화국>이 화제가 됐었다(아직 절판되지 않았다). 아파트를 다룬 영화로는 <숨바꼭질>(2013)과 <드림팰리스>(2022, 아직 보지 않았지만)와 이어서 볼 만하다. 




























주제를 '유토피아'로 옮겨오면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의 번역자인 박설호 교수의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전5권)이 두달 전에 완간되었다. 나는 3권까지인가 구입했던 듯하다. 서양 유토피아 사상의 전반적인 개관으로 읽을 수 있다. 
















그밖에 '유토피아'의 저작권자인 토머스 모어를 다룬 책부터 최근 유행인 '메타버스'를 다룬 <메타버스 유토피아> 등이 유토피아로 검색된다. 나의 관심도서는 무의식의 저널(엄브라) 시리즈의 <유토피아>다. 슬라보예 지젝과 가라타니 고진 등의 글이 실려 있다. 






 










그리고 한가지. 루마니아 출신의 작가 에밀 시오랑의 에세이 <역사와 유토피아>가 다시 나왔다. 애초에 <세상을 어둡게 보는 법>이라고 제목이 의아하게 번역됐던 책. 마침 얼마 전에 장석주의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도 나왔다. 시오랑 입문격으로 읽으면 좋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3-08-14 0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소개글이 많이 도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