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일정의 둘째날은 온전히 카잔차키스 일정이다. 카잔차키스박물관이 있는 작은 시골마을 미르티아를 방문하고 다시 이라클리온으로 돌아와 유명한 그의 무덤을 찾는 것이 목표다. 오전 일정으로 그 두 일정을 소화한 다음 이탈리아 레스토라에서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떠나기 전에(아테네로 돌아간다) 잠시 자유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라클리온의 중심에 있는 분수광장의 벤치에 앉아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의 산동네 미르티아는 인구 500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작은 마을(집은 더 많아보였는데 실거주인은 많지 않다고). 박물관 방문객은 우리 일행과 수학여행을 온 듯한 어린 학생들이 전부였다(크레타의 학교들에서 견학차 온다고).얼핏 보기엔 초등학교 1, 2학년으로 보여 카잔차키스를 읽을 나이 같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어린이를 위한 책들도 여러 권 쓴 저자가 아니던가. 카잔차키스 독자로서 우리는 동료인 셈.
박물관에서는 관람객을 위한 영상자료를 먼저 보여주었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덕분인지 한글 자막판이 있었다. 카잔차키스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잘 간추린 영상이었다. 박물관은 두 개 층으로 돼 있었는데 아랫층의 많은 공간은 작품 <오디세이아>에 할애돼 있었고(준비강의에서 다룬 게 다행스러웠다) 윗층에는 개별작품들에 대한 소개와 책들, 일부 영상으로 꾸며졌다. 박물관은 1983년에 개관하고 그 사이에 증축된 건물. 기념품샵에서는 온갖(까지는 아니고 여러 언어) 번역본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사진자료가 들어간 작가 연보(그리스어)를 기념으로 구입했다.
카잔차키스의 무덤을 찾은 일은 따로 적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