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단편작가의 한 사람이라는(하지만 국내에 소개된 단편집은 절판되었다) 조지 손더스의 창작수업은 놀랍게도 러시아 단편소설들로 채워져 있다. 단편작가 이전에(나는 그의 장편 <바르도의 링컨>만 읽었다) 매우 훌륭한 러시아문학 전도사를 만나게 돼 반갑다...

젊은 작가가 19세기 러시아 단편 소설을 읽는 것은 젊은 작곡가가 바흐를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형식의 기반이 되는 원리 모두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감동적이다. 우리는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이야기들은 도전하고 맞서고격분시키려고 쓴 것이다. 그리고 복잡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위로하려고.

대부분 조용하고 가정적이고 비정치적인 이야기들로, 따라서 이이야기들을 실제로 읽어나가면 이런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것은 저항문학이다. 억압적인 문화 속에서, 항상적인 검열의 위협하에서, 작가가 정치적 입장 때문에 추방이나 투옥이나 처형을 당할 수도 있는 시기에 진보적 개혁가들이 쓴 것이다. 이야기속의 저항은 조용하고 완곡하지만 아마도 가장 급진적인 생각에서 나왔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주목할 가치가 있고, 우주의 선한 능력과 악한 능력의 기원은 단 한 명의 인간, 심지어 아주 보잘것없는 인간과 그의 정신 안에 놓인 갈림길들만 관찰해도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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